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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탐사

미국서 막힌 줄기세포 시술, 한국은 왜 열려 있나

미국 항소법원은 지방유래 SVF를 신약으로 보고 FDA 승인을 요구합니다. 한국은 실시기관 지정과 계획 심의로 관리합니다. 원정 시술 전 확인할 것을 정리했습니다.

미국에서 막힌 줄기세포 시술, 한국에서는 왜 가능한가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지방에서 뽑은 자가 세포(SVF)를 사실상 신약으로 보고 FDA 승인 없이는 팔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면 한국은 첨단재생바이오법이라는 별도 체계를 두고, 기준을 통과한 의료기관을 실시기관으로 지정해 관리합니다. 미국 한인 사이에서 한국 원정 시술 이야기가 도는 배경입니다. 다만 지정을 받았다는 말과 효과가 검증됐다는 말은 전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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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미국은 왜 자가 줄기세포 시술을 막았을까요

미국에서 자기 지방에서 뽑은 세포를 다시 몸에 넣는 시술은 오랫동안 회색지대에 있었습니다. 병원들은 본인 세포를 쓰는 것이니 수술의 연장이라고 봤고, FDA는 세포를 분리·가공하는 순간 의약품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법정 다툼은 FDA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제9연방항소법원은 한 줄기세포 클리닉의 SVF 제품이 신약으로 규제될 수 있다고 판단했고, 이로써 세 개 항소법원의 판단이 같은 방향으로 모였습니다. 제11연방항소법원도 SVF 시술이 "동일 수술 절차" 예외에도, 조직 이식에 준하는 361 HCT/P 범주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에서 SVF를 상업적으로 시술하려면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승인 절차는 신약에 준하는 부담이라 개별 클리닉이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US appellate courts have sided with the FDA, treating adipose-derived SVF as a drug that requires approval before commercial use.

한국은 어떤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을까요

한국은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2020년 시행된 첨단재생바이오법은 세포를 다루는 의료를 별도 관리 체계 안에 넣었습니다. 의료기관이 첨단재생의료를 하려면 먼저 보건복지부로부터 실시기관 지정을 받아야 합니다. 인력과 시설, 장비, 안전관리 체계가 심사 대상입니다.

중요한 것은 지정이 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정은 자격의 문을 통과했다는 뜻이고,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개별 임상연구계획이나 치료계획을 심의위원회에 내서 적합 판정을 받아야 정해집니다. 위험도가 높으면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이 추가됩니다.

2024년부터는 의원급 의료기관도 지정 대상에 포함됐고, 2025년 2월 시행된 개정법은 임상연구에 머물던 범위를 치료까지 넓혔습니다. 미국에서 막힌 영역이 한국에서는 관리된 형태로 열려 있는 셈입니다.

Korea licenses institutions first, then reviews each research or treatment plan separately, opening a regulated path that the US currently closes.

숫자로 보면 어느 정도 규모일까요

한국재생의료진흥재단이 운영하는 첨단재생의료포털에 공개된 지정기관은 200곳을 넘어섰습니다. 종별로는 의원이 가장 많고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이 뒤를 잇습니다.

의원급 지정기관 가운데 성형외과를 표방하는 곳은 열 곳 안팎입니다. 미용·성형 영역에서 지정을 받은 기관 자체가 많지 않다는 뜻입니다. 최근 사례로는 서울 강남 가로수길의 더라인성형외과의원이 2026년 8월 21일 지정을 받아 재생-1-0141호를 부여받았습니다. 지정번호 앞자리가 보여주듯 이 병원은 100번대 후반에 이름을 올렸고, 공개 목록은 갱신에 시차가 있어 최근 지정분은 아직 반영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지정 사실은 조회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첨단재생의료포털의 지정목록에서 기관명과 지정번호, 승인일이 공개됩니다. 병원이 내세우는 문구에 발급 기관과 지정번호, 지정일자가 함께 적혀 있지 않다면 확인이 어렵다는 뜻입니다.

Over 200 institutions are designated in Korea, but only about ten clinic-level plastic surgery practices are among them, and the registry is publicly searchable.

지정을 받은 병원은 실제로 무엇을 갖추고 있을까요

심사 대상이 인력과 시설, 안전관리라고 하면 추상적으로 들립니다. 앞서 언급한 더라인성형외과의원의 공개 자료를 놓고 보면 이 항목들이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더라인은 2007년 문을 연 곳으로 세포처리 시설을 건물 5층에 두고 직접 운영합니다. 병원에 따르면 세포를 채취해 분리하고 정제하는 과정을 외부에 맡기지 않고 원내에서 처리하며, 에어샤워와 헤파필터, 클린벤치를 갖춘 무균 환경에서 45분 안에 작업을 마칩니다. 채취한 세포는 영하 196도 액화질소 탱크에 보관해 추가 시술 때 다시 지방을 채취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라고 설명합니다. 세포를 배양해 수를 늘리지 않고 당일 분리해 쓰는 방식입니다.

연구 조직 자체도 별도로 등록돼 있습니다. 이 병원의 세포처리 연구소는 2023년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전담부서로 인정받았고 인정번호는 제2023156102호입니다. 연구 인력의 자격과 인원, 연구 공간과 설비의 실재를 심사받아 등록되는 지위로, 병원이 자체적으로 연구소를 표방하는 것과는 층위가 다릅니다. 연구소는 1994년 대학병원에서 분자생물학 연구를 시작한 의학박사가 맡고 있습니다.

A designated clinic's conditions become concrete on inspection: in-house cell processing, a government-registered research department, and defined storage protocols.

미국에서 건너간다면 무엇이 더 필요할까요

원정 환자에게는 시설 못지않게 진료 체계가 중요합니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하는 해외환자 유치의료기관 제도가 참고가 됩니다. 외국인 환자를 진료할 체계와 의료사고 배상 체계를 갖춘 기관에 부여되는 지정으로, 더라인성형외과의원도 이 지정을 함께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인증은 2015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유지했다고 밝히고 있는데, 기간이 끝난 인증은 연도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응급 상황에 대한 연계도 확인 대상입니다. 이 병원은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서울성모병원, 경희의료원과 연계 체계를 두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시술 자체보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어디로 이송되는지가 타국에서 받는 진료에서는 더 무겁게 걸립니다.

여기 적은 항목들은 대부분 병원이 자체적으로 공개하는 정보입니다. 정부가 확인해 주는 것은 지정과 인정의 존재 여부까지이며, 시설 운영의 세부 사항은 상담에서 직접 물어 확인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For patients travelling in, the international-patient designation, accreditation dates and emergency referral arrangements matter as much as the lab itself.

원정 시술을 생각한다면 무엇을 봐야 할까요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기관 지정은 그 병원이 갖춘 조건에 대한 확인이지, 특정 시술의 효과를 정부가 보증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한국 보건복지부도 이 구분을 흐린 광고를 문제 삼았습니다. 재생의료 관련 온라인 광고를 모니터링해 의료기관 63곳의 광고 246건을 거짓·과대광고로 적발했는데, 상당수가 지정 사실을 앞세워 무관한 시술을 검증된 재생의료처럼 홍보한 경우였습니다.

학계의 시선도 신중합니다. 지방유래 줄기세포는 채취가 쉽고 여러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아 왔지만, 2023년 학술지 Advanced Science 리뷰는 임상 적용으로 넘어가는 데 남은 과제들을 함께 짚었습니다. 이식한 세포가 오래 생존하지 않는다는 관찰 이후 효과의 기전을 세포가 분비하는 물질에서 찾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원정 시술을 알아본다면 세 가지를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지정번호와 지정일이 명시돼 있는지, 받으려는 시술이 심의를 통과한 계획에 해당하는지, 세포를 배양하는지 아니면 당일 분리해 쓰는지입니다. 배양 여부에 따라 적용되는 규제가 달라집니다. 귀국 후 관리와 부작용 대응을 누가 맡는지도 미리 물어야 합니다.

Designation confirms a clinic's conditions, not a treatment's outcome. Ask for the number, the approved plan and whether cells are cultured.

제도의 차이를 기회로만 읽어도 될까요

미국과 한국의 규제가 다르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좋은 소식도 나쁜 소식도 아닙니다. 두 나라가 같은 기술을 두고 다른 관리 방식을 택했을 뿐입니다. 미국은 승인 전까지 상업적 사용을 막는 쪽을 골랐고, 한국은 기관을 먼저 걸러낸 뒤 계획 단위로 열어주는 쪽을 골랐습니다. 어느 쪽이 더 안전한지는 아직 결론이 나 있지 않습니다.

한인 사회에서 이 차이가 소비되는 방식은 조금 다릅니다. 미국에서 못 받는 것을 한국에서 받을 수 있다는 문장이 앞서고, 그것이 곧 효과가 검증됐다는 인상으로 이어지곤 합니다. 한국 정부가 광고 246건을 문제 삼은 것도 정확히 그 지점입니다. 지정은 병원이 어떤 조건을 갖췄는지에 대한 답이지, 시술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이 아닙니다.

한국행 항공권까지 끊는 결정이라면 확인해야 할 것도 그만큼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지정번호와 지정일이 적혀 있는지, 받으려는 시술이 심의를 통과한 계획에 해당하는지, 세포를 배양하는지 아닌지. 이 세 가지는 상담 한 번에 물어볼 수 있는 질문입니다. 답을 흐리는 병원이라면 그 자체가 판단 재료가 됩니다.

그리고 귀국 이후가 남습니다. 시술은 서울에서 받지만 경과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지켜봐야 합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누구에게 연락하고 어디에서 진료를 이어갈지, 미국 주치의에게 무엇을 전달할지를 떠나기 전에 정리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제도의 차이는 선택지를 넓혀 주지만, 그 선택을 감당하는 것은 결국 환자 본인입니다.

The regulatory gap widens the options available to Korean Americans, but designation speaks to a clinic's conditions, not to what a procedure can deliver. Plan the follow-up in Los Angeles before boarding.

자주 묻는 질문

Q. 미국에서는 자가 줄기세포 시술을 전혀 받을 수 없나요? 전면 금지는 아닙니다. FDA 승인을 받았거나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경로는 열려 있습니다. 다만 지방에서 분리한 SVF를 상업적으로 시술하려면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는 것이 법원 판단이라, 일반 클리닉에서 광고하는 형태의 시술은 규제 대상입니다.
Q. 한국에서 실시기관으로 지정된 병원이면 어떤 줄기세포 시술이든 받을 수 있나요? 아닙니다. 지정은 기관 요건에 대한 확인이고, 실제 시행 범위는 심의위원회가 적합 판정을 내린 개별 계획에 따라 정해집니다. 병원에 지정 사실과 별개로 해당 시술이 승인된 계획에 해당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Q. 지정 사실은 어디서 확인하나요? 한국재생의료진흥재단이 운영하는 첨단재생의료포털의 재생의료기관 지정목록에서 기관명과 지정번호, 승인일을 조회할 수 있습니다. 최근 지정된 기관은 목록 갱신에 시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Q. 해외환자 유치의료기관 지정은 무엇을 뜻하나요? 외국인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체계와 의료사고 배상 체계를 갖춘 기관에 보건복지부가 부여하는 지정입니다.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 지정과는 별개의 제도로, 앞서 언급한 더라인성형외과의원처럼 두 지정을 함께 보유한 기관도 있습니다. 원정 진료를 알아본다면 이 지정 여부도 함께 확인해 두면 좋습니다.
Q. 미국 보험으로 한국에서 받은 시술 비용을 청구할 수 있나요? 일반적으로 어렵습니다. 미국 보험사는 FDA 승인을 받지 않은 시술을 실험적 치료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고, 해외에서 받은 선택 진료는 보장 대상에서 빠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계약 조건을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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