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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탐사

재판소원 1호 녹십자 사건, 헌재 첫 공개변론 연다

헌재가 재판소원 제도 시행 후 첫 공개변론을 연다. 녹십자 백신 담합 과징금을 둘러싼 대법원 심리불속행이 위헌인지, 재판소원 1호 사건의 쟁점을 짚었다.

재판소원 1호 사건, 왜 이렇게 주목받나?

헌법재판소가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공개변론을 연다. 녹십자 백신 입찰담합 과징금을 둘러싼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기각이 위헌인지가 핵심이다. 대법원 확정판결을 헌재가 다시 들여다보는 첫 사례라 사법부와 헌재 관계의 시금석으로 꼽힌다. 오는 9월 7일 헌재 대심판정에서 양측의 첫 진술이 공개적으로 오가며 세간의 이목이 크게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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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재판소원 제도는 무엇이고 언제 생겼나?

재판소원은 확정된 법원 판결도 국가권력 행사로 보고, 그 판결이 기본권을 침해했을 때 헌법소원을 낼 수 있게 한 제도다.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이 2026년 2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3월 12일 시행됐다. 그동안 헌법소원은 법령을 대상으로만 가능했고 법원의 재판은 제외돼 있었다. 개정법은 판결이 헌재 결정에 어긋나 기본권을 침해하거나, 헌법·법률상 절차를 따르지 않거나, 헌법·법률을 명백히 위반한 경우 확정일로부터 30일 안에 청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Korea's newly enacted "constitutional complaint against court rulings" lets the Constitutional Court review final judgments that may infringe fundamental rights, taking effect in March 2026.

녹십자 사건의 쟁점은 무엇인가?

녹십자는 2017~2019년 질병관리청이 발주한 백신 구매 입찰 3건에서 담합을 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0억3500만원의 과징금 납부 명령을 받았다. 그런데 같은 사안을 놓고 판단이 갈렸다. 검찰이 입찰방해 혐의로 기소한 형사 재판에서는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지만, 행정소송에서는 과징금 처분이 유지됐다. 녹십자가 상고하자 대법원은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패소를 확정했다. 녹십자는 형사와 행정의 결론이 엇갈리는 사건을 이유도 없이 각하할 수 없다며, 재판청구권과 재산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해 재판소원을 냈다.

Green Cross was cleared in a criminal trial over alleged vaccine bid-rigging but still lost its administrative appeal against a 2.03 billion won fine, and now challenges the Supreme Court's summary dismissal.

숫자로 보면 얼마나 큰 흐름인가?

이 사건은 3월 12일 제도 시행 이후 사전심사를 통과해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첫 사건이다. 헌재는 4월 28일 회부를 결정했는데, 그때까지 접수된 재판소원 525건 가운데 처음으로 본안 판단을 받게 됐다. 재판소원 청구는 빠르게 쌓이고 있다. 7월 31일까지 접수된 헌법소원 3008건 중 약 3분의 2인 1914건이 재판소원이었다. 심리불속행 자체도 논란이 크다. 대법원은 민사 본안 사건의 72.3%, 가사 본안 사건의 82.3%를 별도 이유 없이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해 왔다.

The Green Cross case is the first of 525 filed complaints to reach a full-bench review, and by July 31 some 1,914 of 3,008 constitutional complaints were court-ruling challenges.

앞으로 헌재와 대법원 관계는 어떻게 될까?

첫 공개변론은 재판청구권의 보호 범위와 한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가 관건이다. 헌재는 청구인 측에 이 부분에 대한 의견 제출을 요청했고, 전문가와 참고인 진술을 듣기 위해 직권으로 변론을 열기로 했다. 다만 제도를 둘러싼 긴장은 여전하다. 대법원은 매년 접수되는 약 5만건 중 30%인 1만5000건에 재판소원이 청구돼 사실상 4심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헌재는 재판소원은 위헌이 아니며 기본권 보장을 위한 장치라는 입장이다. 9월 7일 변론은 두 최고기관의 시각차가 처음으로 공개 무대에서 부딪히는 자리가 된다.

The Constitutional Court frames the system as a safeguard for fundamental rights, while the Supreme Court warns it could create a de facto fourth trial tier for up to 15,000 cases a year.

재판소원 1호가 던지는 물음은 무엇인가?

녹십자 사건이 재판소원 1호로 전원재판부에 오른 건 우연이 아니다. 이 사건에는 재판소원 제도가 왜 필요하다고 주장돼 왔는지, 그리고 왜 위험하다고 우려돼 왔는지가 한꺼번에 담겨 있다. 같은 담합 의혹을 놓고 형사에서는 무죄, 행정에서는 과징금 유지라는 상반된 결론이 나왔고, 그 모순을 정리해 달라는 마지막 상고는 이유조차 적히지 않은 채 심리불속행으로 닫혔다. 당사자 입장에서는 왜 졌는지 설명을 듣지 못한 셈이다. 재판소원을 지지하는 쪽이 말해 온 기본권 구제의 공백이 바로 이 지점이다.

반대로 대법원이 걱정하는 지점도 같은 사건에서 드러난다. 만약 헌재가 심리불속행 기각을 위헌으로 판단하면, 확정된 상고심 결론이 다시 열릴 길이 생긴다. 대법원이 연 1만5000건을 거론하며 4심제와 소송 장기화를 우려하는 이유다. 결국 이번 변론은 녹십자 한 곳의 과징금 20억원을 넘어,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국가 사법질서 안에서 각자 어디까지 판단할 수 있는지를 정하는 자리에 가깝다.

주목할 대목은 헌재가 서면심리로 끝낼 수 있었는데도 직권으로 공개변론을 택했다는 점이다. 제도 시행 반년 만에 쌓인 1900건 넘는 재판소원의 방향타가 될 사건인 만큼, 결론을 서둘러 내기보다 전문가와 참고인의 목소리를 공개된 자리에서 듣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재판청구권을 어디까지 보호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헌재가 어떤 밑그림을 내놓느냐에 따라, 남은 재판소원 사건들의 운명과 두 최고기관의 관계 설정이 함께 움직일 전망이다. 9월 7일 대심판정은 그 첫 페이지가 된다.

Beyond Green Cross's 2 billion won fine, this first hearing is really about drawing the line between the Constitutional Court and the Supreme Court, and the Court's choice to hold open arguments signals it wants a careful, precedent-setting answer.

자주 묻는 질문

Q. 재판소원은 모든 판결에 낼 수 있나요? 아니요. 확정 판결에 한해, 판결이 헌재 결정에 어긋나 기본권을 침해했거나 헌법·법률 절차를 따르지 않았거나 헌법·법률을 명백히 위반한 경우에만 확정일로부터 30일 안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심리불속행 기각이 무엇인가요? 형사사건을 제외한 상고 사건에서 상고 이유가 헌법·법률 위반이나 중대한 법령 위반 등을 담고 있지 않으면 대법원이 본격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입니다. 판결문에 이유를 적지 않아도 돼 논란이 있습니다.
Q. 녹십자는 형사에서 무죄인데 왜 과징금을 내나요? 형사 재판과 행정 제재는 판단 기준과 절차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형사에서 무죄를 확정했지만, 공정위 과징금을 다투는 행정소송에서는 처분이 유지됐고 녹십자의 상고는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됐습니다.
Q. 이 사건 결과가 왜 중요한가요? 대법원 확정판결을 헌재가 다시 판단하는 첫 본안 사건이라, 재판소원 제도의 실제 작동 방식과 헌재·대법원의 권한 관계를 가늠하는 기준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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