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재자연화 첫걸음, 이재명 정부 9월 보 처리 발표
이재명 정부가 환경 제1공약인 4대강 재자연화의 보 처리방안을 9월 중간 발표한다. 낙동강 녹조와 남한강 제외 논란, 탄력운영 쟁점을 짚었다.
이재명 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어디까지 왔나?
이재명 정부가 환경 분야 제1공약으로 내건 4대강 재자연화의 보 처리방안을 오는 9월 중간 발표한다. 주무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녹조 해결과 대구·부산 식수원 문제, 취·양수장 개선을 임기 내 목표로 제시했다. 다만 재자연화의 핵심인 보 해체는 "용역 결과를 본 뒤"로 미뤄지면서, 정책의 실효성과 강 생태 회복이라는 본래 취지 사이에서 논쟁이 커지고 있다.

목차
4대강 보는 왜 다시 쟁점이 됐나?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보는 모두 16개다. 낙동강에 8개, 금강에 3개, 남한강에 3개, 영산강에 2개가 세워졌다. 강 한복판을 준설하고 물길을 막으면서 모래톱과 여울이 사라졌고, 유속이 느려진 구간에는 해마다 녹조가 반복됐다. 문재인 정부의 국가물관리위원회는 2021년 금강 세종보 완전해체, 공주보 부분해체, 백제보 상시개방, 영산강 죽산보 완전해체, 승촌보 상시개방을 결정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2기 국가물관리위원회가 감사원 감사를 근거로 이 결정을 취소하면서 자연성 회복 계획은 사실상 백지화됐다.
The Lee administration has revived a plan to restore the four major rivers, reversing the prior government's decision to keep all 16 weirs in place.
왜 '탄력운영'이 논쟁의 중심이 됐나?
이재명 대통령은 재자연화를 "이념 논쟁이 아니라 실효적·실용적으로" 결정하라고 지시했다. 그 실용의 기준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곳이 남한강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남한강 보 3개는 녹조가 없고 지역의 개방 요청도 크지 않다며 사실상 개방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문제는 기후부가 발주한 보 처리방안 연구용역 과업지시서에 문재인 정부 결정에는 없던 '녹조 시 탄력 운영'이 새 선택지로 들어갔다는 점이다. 탄력운영은 필요할 때 보를 열었다 닫았다 하는 방식으로, 물흐름이 끊기면 생태계가 안정되기 어렵다. 환경단체는 이를 재자연화로 보기 어렵다고 반발한다.
A new "flexible operation" option — opening and closing weirs as needed — has become the flashpoint, with critics arguing it falls short of genuine river restoration.
녹조 피해는 얼마나 심각한가?
낙동강 녹조는 2012년 이후 14년째 반복되고 있다. 녹조가 만들어내는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체 발암 가능 물질(2B군)로 분류한 간 독소다. 최근 조사에서 낙동강 유역 주민 소변 검사 90건 중 17건(18.9%)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고, 경기 지역도 60건 중 12건(20%)에서 나왔다. 낙동강 인근 2㎞ 이내 주민과 활동가 97명 중 46명(47.4%)의 코 점막에서도 확인됐다. 물속을 넘어 공기 중에서도 독소가 측정되면서, 녹조는 수질 문제를 넘어 환경보건 문제로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Toxic algal blooms have plagued the Nakdong River for 14 years, with microcystin — a possible carcinogen — detected in nearly one in five residents' urine samples.
앞으로 재자연화는 어떻게 진행될까?
기후부는 금강과 영산강의 일부 보에 대해 내년 상반기 해체 착공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올해 예산은 시설 개선 설계에 그쳐, 본공사 예산 확보라는 과제가 남았다. 국제적으로는 미국과 유럽에서 2,000개 넘는 댐과 보가 철거됐고, 미국 엘와강과 프랑스 셀륀강 사례에서 어류 이동과 수질이 회복된 사실이 확인됐다. 강 생태 회복 자체를 목표로 삼느냐, 눈에 보이는 피해를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줄이느냐. 9월 중간 발표는 이 정부가 재자연화라는 말을 어떤 뜻으로 쓰는지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The government is weighing weir demolitions on the Geum and Yeongsan rivers next year, but budget gaps and the definition of "restoration" itself remain unresolved.
재자연화의 기준은 결국 무엇이어야 하나?
이번 인터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정책의 '기준'이 미묘하게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재자연화라는 말은 본래 강 생태계의 회복, 즉 끊긴 물길을 다시 흐르게 하고 사라진 모래톱과 여울을 되살리는 일을 뜻한다. 그런데 정부가 실제로 내세운 목표는 녹조 해결, 식수원 안정, 취·양수장 개선이라는 '피해 관리'에 무게가 실려 있다. 눈에 보이는 피해를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줄이는 일과, 강이 스스로 흐르며 생태를 회복하도록 두는 일은 결코 같은 목표가 아니다. 두 가지가 겹치는 구간에서는 별 문제가 없지만, 어긋나는 지점에서 정책의 진짜 방향이 드러난다.
남한강 사례가 바로 그 갈림길이다. 녹조가 없고 민원이 적다는 이유로 남한강 보 3개를 사실상 제외 대상으로 거론하는 논리는, 재자연화의 목적을 '민원과 녹조의 관리'로 좁혀 읽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 그러나 남한강 보 역시 강 한복판을 준설하고 물길을 막아 만든 구조물이라는 점에서 낙동강과 다르지 않다. 눈에 띄는 피해가 적다는 것이 강을 그대로 둘 근거가 될 수 있느냐는 물음은 그래서 정당하다.
'탄력운영'이라는 새 선택지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필요할 때 열고 닫는 방식은 행정적으로는 유연해 보이지만, 생태적으로는 유수와 정수 상태를 오가며 안정을 방해한다. 실용을 앞세운 절충이 자칫 '아무것도 되돌리지 않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결국 9월 발표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해체할 보의 개수가 아니라, 이 정부가 재자연화를 어떤 언어로 정의하느냐다. 이념을 걷어내겠다는 실용의 태도가 목표 자체를 흐리는 방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기준을 분명히 밝히는 일이 먼저다.
The real test in September is not how many weirs are removed, but how the government defines "restoration" itself — and whether pragmatism quietly narrows that goal into mere damage contr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