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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탐사

용인 반도체 10GW 전력난, 수소 혼소 계획 첫걸음부터 흔들

300조원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에 원전 10기 규모 전력이 필요하지만,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이던 수소 혼소 발전 계획이 CHPS 입찰 파행으로 무너지고 있다. 정부는 속도전만 외친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전력 계획은 왜 첫걸음부터 흔들리나?

정부가 '3대 메가프로젝트'의 최우선으로 꼽은 경기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의 전력 공급 계획이 시작부터 삐걱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쓸 이 산단에는 원전 10기(약 10GW) 규모의 전력이 필요하지만,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 축이던 '수소 혼소' 발전 구상이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청정수소 입찰제도가 파행을 겪으면서, 정부는 근본 대안 없이 '속도전'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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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300조 원 클러스터는 어떻게 시작됐나?

2023년 3월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용인에 300조 원 규모의 세계 최대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입주할 이 산단에 필요한 전력은 약 10GW로, 한국표준형원전(OPR 1000) 10기, 전국 2,200만 가구가 1년간 쓸 전기에 맞먹는다. 문제는 구체적 전력 공급 방안이 없는 상태에서 사업이 먼저 '저질러졌다'는 점이다.

정부는 3GW 규모 가스발전소를 새로 짓고, 여기서 나오는 온실가스는 수소를 함께 태우는 '수소 혼소'로 줄이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40%를 줄이겠다는 국가 감축목표(NDC), 삼성전자가 투자자에게 공표한 2050년 RE100(재생에너지 100%) 목표를 동시에 맞춰야 했기 때문이다. 무작정 화석연료 발전기를 늘릴 수는 없다는 계산이었다.

In 2023, Korea announced a 300-trillion-won chip cluster in Yongin needing power equal to ten nuclear reactors, yet no concrete supply plan existed when the project began.

수소 혼소 계획은 왜 무너지고 있나?

수소 혼소란 가스에 수소를 섞어 태워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방식이다. 산업용 원료로도 부족한 수소를 발전기에 넣어 태운다는 발상은 경제성이 떨어지고, 자칫 화석연료 발전기만 늘리는 결과를 낳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사업 시행을 맡은 LH는 2032년부터 수소를 태워 온실가스 21.4%를 줄이겠다는 계획으로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들어 수소 혼소 정책의 근간인 청정수소 발전시장 입찰제도(CHPS)가 근본적 한계를 드러냈다. 15년 장기 보상 구조가 '2040년 석탄화력 퇴출' 로드맵과 충돌하면서 지난해 입찰은 마감 직전 돌연 철회됐고, 제도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청정수소 기준을 국내산 그린수소로 제한하면 생산지인 제주 외에는 혼소 발전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The hydrogen co-firing plan is unraveling as Korea's clean-hydrogen bidding system (CHPS) clashes with a 2040 coal phase-out roadmap, leaving the emissions-cut promise in limbo.

숫자로 본 용인 산단 전력 문제는?

핵심 수치를 보면 계획의 무게가 드러난다. 산단 내부에는 총 6기, 3GW 규모의 가스발전기가 들어서고, 산단 안팎을 합쳐 약 4.5GW를 자체 조달한다. 나머지 10GW 이상은 호남·동해안에서 대규모 송전선로로 끌어와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조차 "원전 10기 이상의 전력이 필요하고 송전망 건설도 엄청난 문제"라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환경영향평가상 2032년부터 가스와 수소의 발전 비중은 78.6% 대 21.4%로 잡혀 있다. 정부는 최종 전력 공급 시점을 당초 2053년에서 2042년으로 11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반면 2026년 청정수소 입찰 물량은 일반수소 930GWh, 청정수소 500GWh로 기존(각각 1,300·3,000GWh)보다 크게 줄었다. 공급 목표는 앞당기는데, 정작 온실가스 감축 수단은 쪼그라드는 엇박자다.

Yongin needs over 10GW hauled in from distant regions; while the government moved the completion target up to 2042, the 2026 clean-hydrogen auction volume shrank sharply, exposing a mismatch between speed and emissions goals.

앞으로 어떤 선택이 남아 있나?

정부 앞에는 사실상 두 갈래 길이 놓여 있다. 막대한 국민 전기요금을 들여 해외에서 대량의 수소를 사 오거나,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삼성전자의 RE100 이행과 국가 NDC 달성에 부담을 준다.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는 용인 산단을 재생에너지 중심의 '탄소중립' 클러스터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CHPS 입찰은 6월 선거 이후 재개하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으나, 수소 혼소가 대상에 포함될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충남·전북의 반발도 변수다. 반도체 산업 경쟁력이라는 명분과 기후·에너지 현실 사이에서, 속도전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구조적 숙제가 용인 산단 위에 얹혀 있다.

Korea now faces two costly options—importing massive hydrogen or abandoning its emissions targets—while transmission-line opposition and stalled auctions show speed alone cannot resolve the structural bind.

속도전은 왜 해법이 될 수 없나?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단순한 공정 지연이 아니다. 전력 공급이라는 가장 기초적인 설계도 없이 300조 원짜리 사업을 먼저 선언한 뒤, 뒤늦게 발전 방식을 끼워 맞추는 순서가 뒤바뀐 접근이 문제의 뿌리다. 수소 혼소는 그 뒤바뀐 순서를 메우기 위한 '기술적 알리바이'에 가까웠다. 원료조차 부족한 수소를 발전기에 태워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구상은, 애초에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충분히 깔지 못한 현실을 가리는 장치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가 완공 시점을 11년이나 앞당기겠다고 발표하는 동안, 정작 온실가스 감축의 수단인 청정수소 입찰 물량은 오히려 줄었다. 이 엇박자는 '속도'와 '탄소중립'이라는 두 목표가 사실상 충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도체는 한국 경제의 심장이지만, 그 심장에 전기를 대는 방식이 기후 약속과 지역 주민의 동의를 무시한 채 강행된다면, 미뤄둔 청구서는 결국 국민의 전기요금과 후손의 환경으로 되돌아온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빠른 착공이 아니라, 전력 조달 방식을 원점에서 다시 설계하는 용기다. 송전망 갈등과 수소 조달의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 속도전은, 반도체 경쟁력이라는 명분마저 갉아먹을 수 있다.

Speed is not a solution here-Korea declared a 300-trillion-won project before designing its power supply, and rushing completion while emissions tools shrink only defers a bill paid in electricity rates and climate cost.

자주 묻는 질문

Q.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에는 왜 이렇게 많은 전력이 필요한가요? 삼성전자가 입주할 세계 최대 규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로, 필요한 전력이 약 10GW에 이릅니다. 이는 한국표준형원전 10기, 전국 2,200만 가구가 1년간 쓰는 전기와 맞먹는 규모입니다.
Q. 수소 혼소 발전이란 무엇인가요? 가스발전기에 가스와 수소를 함께 넣어 태우는 방식입니다. 수소 비중만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어, 정부는 이를 통해 2032년부터 온실가스 21.4%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Q. CHPS 입찰제도가 왜 문제가 됐나요? 15년 장기 보상 구조가 '2040년 석탄화력 퇴출' 로드맵과 충돌하면서 지난해 입찰이 마감 직전 철회됐습니다. 청정수소를 국내산 그린수소로 제한하면 제주 외 지역에서는 혼소 발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Q. 전력 공급 시점은 언제인가요? 정부는 최종 전력 공급 완료 시점을 당초 2053년에서 2042년으로 11년 앞당기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온실가스 감축 수단인 청정수소 입찰 물량은 오히려 줄어들어 목표 간 엇박자가 지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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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용인반도체#semiconductor#수소혼소#전력공급#re100#온실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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