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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탐사

온열질환 사망 29명, 폭염은 이미 재난이다

2025년 한국 온열질환자 4,460명·사망 29명, 유럽은 폭염으로 1만6500명 초과 사망. 기후변화가 키운 폭염이 왜 조용한 재난인지 데이터로 살펴본다.

폭염이 정말 사람을 죽이는 재난일까?

2025년 한 해 동안 한국에서만 온열질환자 4,460명, 추정 사망자 29명이 나왔다. 같은 해 유럽에서는 여름 폭염으로 약 1만6,500명이 초과 사망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폭염은 태풍이나 지진처럼 눈에 보이는 파괴는 없지만, 통계로 보면 이미 가장 많은 목숨을 앗아가는 기상 재난이다. 문제는 이 죽음이 대부분 '조용히' 진행된다는 점이다. 무너진 건물도, 침수된 도로도 남기지 않기에 폭염의 위험은 늘 뒤늦게, 그것도 실제 피해 규모보다 크게 축소된 채로만 뒤늦게 세상에 알려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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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왜 지금 폭염을 재난이라 부르나?

폭염은 오랫동안 '더운 날씨' 정도로 취급됐다. 하지만 기후 과학자들은 폭염을 '조용한 살인자(silent killer)'라고 부른다. 홍수나 산불처럼 즉각적인 피해가 드러나지 않고, 사망 원인도 심혈관 질환이나 기저질환 악화로 기록되는 경우가 많아 통계에 잘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어느 여름날 최고기온이 37℃를 넘어도, 유럽 도시들이 겪는 폭염만큼 국제적 관심을 받지 못한다. 그러나 습도가 높은 동아시아의 여름은 같은 기온에서도 인체에 훨씬 큰 부담을 준다.

Heatwaves are called a "silent killer" because their deaths are often recorded as heart or chronic disease, keeping them out of disaster statistics.

습도가 왜 온도보다 무서운가?

폭염의 위험을 판단할 때 핵심은 기온이 아니라 '습구온도(wet-bulb temperature)'다. 습구온도는 습도를 반영한 지표로, 이 값이 35℃를 넘으면 땀이 증발하지 못해 사람이 체온을 스스로 낮출 수 없게 된다. 건강한 성인도 습구온도 35℃ 환경에서는 6시간을 넘기기 어렵다. 최근 미국 연구팀은 건강한 젊은 성인(18~34세)의 실제 한계가 31℃ 수준으로 기존 통념보다 훨씬 낮다는 결과도 내놓았다. 덥고 습한 동아시아 여름이 유럽의 건조한 폭염보다 위험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본은 이미 2021년부터 습구흑구온도(WBGT)를 폭염 경보의 핵심 지표로 채택했다.

Wet-bulb temperature, not air temperature, decides survival: above 35°C sweat cannot evaporate, and even healthy adults last under six hours.

숫자로 보면 얼마나 심각한가?

질병관리청 집계에 따르면 2025년 온열질환자는 4,460명, 추정 사망자는 29명이었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이 18명으로 62.1%를 차지했고, 80세 이상이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온열질환자 중 열사병 환자는 667명(15.0%)에 불과했지만, 추정 사망 원인의 약 93.1%가 열사병이었다. 2026년에는 7월 10일 기준으로 이미 온열질환자 535명, 추정 사망자 2명이 발생했고, 이 중 65세 이상이 약 36%였다. 유럽으로 눈을 돌리면 규모는 더 크다.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LSHTM)과 임페리얼칼리지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여름 유럽 854개 도시에서 폭염으로 약 1만6,500명이 초과 사망했고, 이 중 68%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추정됐다. 사망자의 85%가 65세 이상이었다.

In 2025, Korea logged 4,460 heat-illness cases and 29 deaths, while Europe saw an estimated 16,500 excess deaths, 68% attributed to climate change.

앞으로 폭염 대응은 어떻게 달라지나?

정부는 폭염을 노동 안전 문제로 다루기 시작했다. 2026년 폭염 대비 노동자 건강보호 대책은 체감온도 33℃ 이상이면 휴식, 38℃ 이상이면 옥외작업 중지를 권고 기준으로 삼는다. '2시간마다 20분 휴식' 원칙도 강조됐다. 온열질환 산재가 가장 많은 건설업은 폭염특보 발령 시 기관장 현장점검, 그늘막·이동식 에어컨 설치 여부 확인이 이뤄진다. 다만 고령 농업인, 독거노인, 쪽방촌 거주자 등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들은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거나 복용 약물이 체온 조절을 방해해 같은 기온에서도 훨씬 빠르게 위험에 빠진다. 폭염이 매년 강해지는 만큼, 취약계층을 겨냥한 촘촘한 안전망이 다음 과제로 남는다.

Korea now treats heat as a workplace-safety issue — rest at 33°C, work stoppage at 38°C — but elderly farmers and isolated seniors remain outside the net.

폭염 통계는 왜 늘 현실을 축소하는가?

폭염을 둘러싼 숫자를 읽을 때 가장 먼저 짚어야 할 점은, 공식 통계가 실제 피해를 상당히 낮춰 잡는다는 사실이다. 질병관리청이 집계하는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응급실을 찾은 환자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집이나 논밭에서 쓰러진 뒤 심혈관 질환이나 기저질환 악화로 사망 처리된 사람은 애초에 이 숫자에 잡히지 않는다. 유럽에서 '초과 사망' 개념으로 계산했을 때 사망자가 수백에서 수만 명 규모로 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같은 폭염이라도 어떤 잣대로 세느냐에 따라 피해 규모가 수십 배까지 벌어지는 것이다. 한국의 29명이라는 숫자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폭염을 여전히 '조심하면 되는 불편함' 정도로 오해하게 된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폭염 피해가 특정 계층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사망자의 60% 이상이 60세 이상 고령자이고, 그 안에서도 독거노인·쪽방촌 거주자·야외 노동자처럼 냉방과 휴식에서 소외된 이들이 압도적이다. 이는 폭염이 단순한 기상 현상이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이 그대로 투영되는 재난이라는 뜻이다. 에어컨 한 대, 그늘막 하나, 20분의 휴식이 생사를 가르는 상황에서 이 격차는 곧 생존의 격차가 된다. 정부가 폭염을 노동 안전과 복지의 문제로 다루기 시작한 것은 늦었지만 옳은 방향이다. 다만 체감온도 기준과 작업 중지 권고가 현장에서 실제로 지켜지는지, 통계 밖에 있는 사각지대의 죽음까지 포착할 수 있는지가 진짜 시험대가 될 것이다. 기후변화가 폭염의 강도와 빈도를 매년 끌어올리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정확한 통계와 더 촘촘한 안전망이다.

Official heat-death counts undercount the real toll because they miss those who collapse at home; the true measure is who gets left outside the cooling and rest that decide survival.

자주 묻는 질문

Q. 온열질환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등이 있습니다. 이 중 열사병이 가장 치명적이며, 2025년 추정 사망 원인의 약 93.1%를 차지했습니다.
Q. 습구온도가 왜 중요한가요? 습구온도는 습도를 반영한 지표로, 35℃를 넘으면 땀이 증발하지 못해 사람이 체온을 낮출 수 없습니다. 같은 기온이라도 습한 지역이 더 위험한 이유입니다.
Q. 폭염에 가장 취약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65세 이상 고령자, 만성질환자, 야외 노동자, 독거노인 등입니다. 2025년 한국 온열질환 사망자의 62.1%가 60세 이상이었습니다.
Q. 정부의 폭염 노동 대책 기준은 무엇인가요? 체감온도 33℃ 이상이면 휴식, 38℃ 이상이면 옥외작업 중지를 권고합니다. 2시간마다 20분 휴식 원칙도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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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폭염#heatwave#온열질환#기후위기#공중보건#climate-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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