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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포 떼고 이룬 금메달, 여자농구 12년 만의 아시아 정상

한국 여자농구가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개최국 일본을 75-70으로 꺾고 12년 만에 금메달을 되찾았다. 박지수·박지현 없이 11명으로 일군 반전, 그리고 감독이 남긴 경고.

한국 여자농구는 어떻게 일본 안방에서 금메달을 되찾았나?

한국 여자농구가 9월 26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개최국 일본을 75-70으로 눌렀다. 2014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의 금메달이자, 앞서 우승한 남자 대표팀과 함께 12년 만의 남녀 동반 정상 탈환이다. 간판 센터 박지수와 가드 박지현이 모두 빠진 11명이 만든 결과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대회 한국 선수단의 16번째 금메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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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주전 둘이 빠진 팀에 왜 기대가 낮았나?

대표팀은 대회 개막 전부터 전력 손실을 안고 출발했다. 4월 WKBL 챔피언결정전에서 발목을 다친 박지수는 회복이 더뎌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고, WNBA LA 스파크스 소속 박지현은 구단 일정 탓에 합류가 불가능했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대체 선발 없이 11명으로 대회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골밑과 볼 운반을 동시에 책임지던 두 축이 사라진 셈이다.

여기에 최근 국제 성적도 우호적이지 않았다. 2023 FIBA 여자 아시아컵에서 한국은 1965년 대회 창설 이후 처음으로 4강 진출에 실패했고, 그 여파로 2024 파리 올림픽 본선행도 무산됐다. 2017년부터 호주와 뉴질랜드가 아시아 예선에 편입되면서 아시아 무대의 난도 자체가 올라간 영향이 컸다.

Korea entered the tournament without center Park Ji-su, sidelined by an ankle injury, and WNBA guard Park Ji-hyun, unavailable due to club commitments. The squad of 11 arrived after failing to reach the 2023 Asia Cup semifinals for the first time since 1965.

결승 승부는 어느 장면에서 갈렸나?

한국은 초반부터 외곽에서 승부를 걸었다. 1쿼터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내리 13점을 몰아쳐 27-15로 달아났고, 전반을 42-23, 19점 차로 끝냈다. 일본 특유의 빠른 트랜지션과 압박 수비를 빠른 패스 워크로 흘려보내며 슈터에게 열린 공간을 만들어준 것이 주효했다.

승부는 4쿼터에 요동쳤다. 종료 6분 27초 전 66-62까지 쫓긴 한국은 종료 15초 전 골밑 실점으로 72-70, 단 2점 차까지 몰렸다. 이때 주장 강이슬이 종료 14초 전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어 숨통을 틔웠고, 이해란이 팀파울 자유투 1개를 보태며 75-70으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하루 전 준결승에서는 223cm 센터 장쯔위를 앞세운 중국을 85-80으로 꺾었는데, 2019년 이후 7년 만의 중국전 승리였다.

Korea led by 19 at halftime but saw Japan close within two points with 15 seconds left. Captain Kang Lee-seul sank two free throws to seal it, one day after Korea ended a seven-year losing streak against China.

숫자로 본 이번 금메달의 크기는?

결승전 득점은 이해란이 24점 9리바운드로 최다였고, 강이슬이 21점 7리바운드, 이소희가 16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올렸다. 상위 세 명이 61점, 팀 득점의 81퍼센트를 책임진 셈이다. 준결승 중국전에서도 이소희 23점, 이해란 22점, 강이슬 16점으로 같은 축이 움직였다.

역사적 위치도 분명하다. 한국 여자농구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1978 방콕, 1990 베이징, 1994 히로시마, 2014 인천에 이어 통산 다섯 번째다. 남자 대표팀은 9월 20일 일본을 67-57로 꺾고 먼저 금메달을 확정했는데, 이현중이 3점슛 5개 포함 27점 1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44년 만의 원정 금메달이었다.

Lee Hae-ran scored 24 points with nine rebounds, Kang Lee-seul added 21, and Lee So-hee 16. It is Korea's fifth Asian Games women's basketball title, following 1978, 1990, 1994 and 2014.

금메달 이후에 남은 과제는 무엇인가?

정작 우승 감독의 평가는 냉정했다. 박수호 감독은 경기 후 "남자농구는 황금기가 맞지만 여자농구는 황금기라고 보지 않는다"며 "선수들이 정말 잘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여자농구는 아직 모자란 부분이 많다. 이번처럼 금메달을 따야 어린 선수들에게 자극이 될 것"이라며 저변 확대를 과제로 지목했다.

근거 없는 겸손은 아니다. 9월 초 열린 FIBA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은 조별리그 1승 2패로 B조 3위에 그쳤다. 나이지리아를 99-81로 잡았지만 헝가리에 73-82로 졌다. 박지현이 나이지리아전 27점, 헝가리전 21점으로 분전한 대회다. 아시아 정상과 세계 무대 경쟁력 사이의 거리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다음 과제는 2028 LA 올림픽 예선이며, 이번 금메달로 확보한 세대교체의 동력을 그때까지 이어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Head coach Park Soo-ho refused to call it a golden era, pointing to the gap exposed at the FIBA World Cup, where Korea went 1-2 in group play. The next test is qualifying for the 2028 Los Angeles Olympics.

금메달 한 개로 여자농구의 시간을 되돌릴 수 있을까?

우승 직후 감독이 스스로 "황금기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은 흔치 않다. 박수호 감독의 이 발언은 겸양의 수사가 아니라 현장이 체감하는 좌표에 가깝다. 이번 금메달은 팀이 두터워져서 나온 결과가 아니라, 얇아진 상태에서 남은 자원이 한계치까지 밀어붙여 얻은 결과다. 박지수와 박지현이라는 두 축이 동시에 빠진 팀이 결승에서 19점을 앞서다 2점 차까지 쫓긴 흐름 자체가 그 사정을 압축해 보여준다. 로테이션이 넉넉했다면 4쿼터에 그렇게까지 몰릴 이유가 없었다.

숫자는 더 노골적이다. 결승전 75점 중 61점을 이해란·강이슬·이소희 세 명이 만들었다. 준결승 중국전도 같은 세 명이 상단을 차지했다. 단기 토너먼트에서 핵심 자원에 의존하는 구조는 흔한 일이지만, 두 경기 연속 동일한 편중이 반복되면 그것은 전술적 선택이라기보다 선택지가 없다는 신호에 가깝다. 주장 강이슬이 32세라는 점, 그리고 이번 명단이 대체 선발조차 없이 11명으로 꾸려졌다는 점을 함께 놓고 보면 더 그렇다.

그래서 이번 우승의 진짜 의미는 트로피가 아니라 시간을 벌었다는 데 있다. 한국 여자농구는 2023년 아시아컵에서 창설 이후 처음으로 4강에 실패했고, 파리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 뒤 이어진 것은 관심의 이탈이었다. 경기력 하락이 중계와 후원의 축소로 이어지고, 그것이 다시 유소녀 유입 감소로 돌아오는 순환은 이미 여러 종목에서 목격된 경로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이 순환의 방향을 잠시 멈춰 세우는 브레이크다. 감독이 저변 확대를 먼저 입에 올린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다만 브레이크는 가속 장치가 아니다. 9월 초 여자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1승 2패에 그친 성적표는 아시아 정상과 세계 경쟁력이 별개의 문제임을 그대로 보여줬다. 2028 LA 올림픽 예선까지 남은 시간 동안 협회와 WKBL이 이 금메달을 어떤 투자로 번역해 내느냐가 관건이다. 어린 선수들이 나고야의 마지막 14초를 기억하고 코트로 들어오게 만드는 일, 우승 감독이 말한 과제는 결국 그것이다.

The coach's refusal to call this a golden era reads less as modesty than as an accurate reading of the sport's condition in Korea. Three players produced 61 of the 75 points in the final, a concentration that signals a thin bench rather than a tactical choice, leaving the federation to convert this medal into investment before the 2028 Los Angeles qualifiers.

자주 묻는 질문

Q. 한국 여자농구가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것은 몇 번째인가요? 통산 다섯 번째입니다. 1978 방콕, 1990 베이징, 1994 히로시마, 2014 인천 대회에 이어 2026 아이치·나고야에서 금메달을 추가했습니다.
Q. 박지수와 박지현은 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나요? 박지수는 4월 WKBL 챔피언결정전에서 당한 발목 부상 회복이 마무리되지 않아 제외됐고, 박지현은 WNBA LA 스파크스 소속팀 일정과 겹쳐 아시안게임 대신 FIBA 여자 월드컵에만 참가했습니다.
Q. 남자 대표팀도 같은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나요? 네. 남자농구는 9월 20일 결승에서 일본을 67-57로 꺾고 2014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에 우승했습니다. 한국 농구가 아시안게임 남녀 동반 금메달을 딴 것도 12년 만입니다.
Q. 결승전에서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무엇이었나요? 종료 15초 전 72-70까지 쫓긴 상황에서 주장 강이슬이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킨 장면입니다. 이어 이해란이 자유투 1개를 보태 75-70으로 경기를 끝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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