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복한 이현중, 아시안게임 첫 태극마크로 금 도전
데이비드슨·NBA를 두드린 이현중이 일본 B.리그 우승과 MVP를 발판 삼아 국제 종합대회 첫 무대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12년 만의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현중은 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름일까?
한국 남자 농구의 에이스 이현중(25)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통해 생애 첫 국제 종합대회 무대에 선다. 미국 대학과 NBA, 호주와 일본 리그를 두루 거친 그가 마침내 태극마크를 달고 12년 만의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검증된 슈터이자 도전의 아이콘인 그의 합류로 세대교체에 나선 대표팀의 기대치도 한껏 높아졌다.

목차
이현중은 어떤 길을 걸어온 선수인가?
이현중은 '농구 DNA'를 타고난 선수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여자 농구 은메달리스트인 성정아 대한민국농구협회 이사와 이윤환 삼일고 감독의 아들로, 어린 시절부터 한국 농구를 짊어질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스테픈 커리를 배출한 미국 데이비드슨대에 진학해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에서 활약했고, 마지막 시즌 평균 15.8득점을 기록하며 데이비드슨 역사상 최초로 야투·3점·자유투 성공률의 이른바 '180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2022년 NBA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뒤에도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골든스테이트 산하 G리그 산타크루즈 워리어스를 거쳐 호주프로농구 일라와라 호크스, 일본 B.리그 오사카 에베사로 무대를 넓혔다. 실전에서 기량을 키우기 위해 안정된 자리 대신 계속 새로운 리그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Lee Hyun-joong, son of a 1984 Olympic medalist, built his career through Davidson College's NCAA program and stops in the G League, Australia, and Japan.
일본 무대 정복이 왜 중요한 전환점이었나?
이현중의 커리어는 일본 나가사키 벨카에서 정점을 찍었다. 2024-2025시즌 완전 합류한 그는 2025-2026시즌 팀의 정규리그 서부지구 1위와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고, 플레이오프에서 압도적인 활약으로 챔피언십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한국 선수가 일본프로농구 정상에 서고 파이널 MVP까지 거머쥔 것은 처음이었다.
그의 진짜 무기는 정교한 슛이다. 정규리그에서 3점슛 최다 성공과 성공률 부문 모두 전체 1위에 오르며 아시아 정상급 슈터임을 증명했다. 이 활약을 발판으로 그는 2026년 NBA 서머리그에서 명문 샌안토니오 스퍼스 유니폼을 입고 NBA의 문을 다시 두드렸다. 서머리그에서 개인 최다 22득점을 기록하며 여전히 진화 중임을 보여줬다.
After leading Nagasaki Velca to its first title and winning Finals MVP, Lee earned a Summer League spot with the San Antonio Spurs.
대표팀은 어떤 목표를 안고 출발하나?
한국 남자 농구는 이번 대회에서 12년 만의 금메달을 노린다. 2014년 인천 대회 금메달 이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동메달, 2022년 항저우에서는 7위에 그치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현중과 여준석 등 미국·해외 무대를 경험한 젊은 선수들이 대거 합류하며 세대교체와 전력 강화를 동시에 노린다.
대표팀은 9월 10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을 시작으로 여정에 나선다. 특히 조별리그에서 숙적 일본과 다시 맞붙게 되면서 이현중에게는 자신이 정복한 리그의 나라를 상대로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특별한 승부가 기다린다. 3년 전 항저우에서 겪은 굴욕을 씻어야 하는 절박함도 크다.
Korea aims for its first Asian Games gold in 12 years, opening against Saudi Arabia on September 10 with a group-stage rematch against rival Japan looming.
이현중의 첫 태극마크는 어떤 의미를 남길까?
국제 종합대회 첫 출전인 만큼 이현중에게 이번 대회는 개인 커리어의 또 다른 분기점이다. 클럽 무대에서 쌓은 우승 경험과 슈팅 능력을 대표팀에서 얼마나 녹여내느냐가 관건이다. 그가 중심을 잡아준다면 젊은 대표팀은 단기전에서 충분히 이변을 노릴 수 있다.
시선은 아시안게임 너머에도 향해 있다. NBA를 향한 도전을 이어가는 그에게 국제 대회에서의 활약은 또 하나의 증명 무대다.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병역 혜택은 안정적으로 커리어를 이어갈 발판이 될 수 있고, 이는 다시 NBA 도전의 동력으로 연결된다. 첫 태극마크가 남길 결과에 한국 농구의 다음 10년이 걸려 있다.
This first senior international tournament is a pivotal test for Lee, whose performance could shape both Korea's title hopes and his ongoing NBA pursuit.
이현중의 도전은 한국 농구에 어떤 질문을 던지나?
이현중의 행보를 따라가다 보면 한국 농구가 오래 미뤄 둔 질문 하나와 마주하게 된다. 국내 리그의 울타리를 넘어 세계와 부딪치는 선수를 우리는 어떻게 키우고 지켜낼 것인가 하는 물음이다. 그는 데이비드슨대 진학부터 G리그, 호주, 일본으로 이어지는 길에서 단 한 번도 안전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 지명받지 못한 드래프트 이후에도 좌절 대신 새로운 리그의 문을 두드렸고, 그 끈질김이 결국 일본 무대 정복과 파이널 MVP라는 결실로 돌아왔다. 이 궤적은 재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실패를 견디고 다시 도전하는 태도가 오늘의 이현중을 만들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그런 그가 첫 태극마크를 다는 이번 대회는 개인의 이정표를 넘어선 상징성을 지닌다. 국내 무대에 안주하지 않고도 최고 수준의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는 자신의 커리어로 증명해 왔다. 젊은 대표팀이 그의 경험과 슛 감각을 흡수한다면 성적 이상의 자산을 얻게 될 것이다. 물론 클럽에서의 활약이 대표팀 성과로 곧장 이어지지는 않는다. 단기전의 변수와 조직력이라는 벽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현중이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는 분명하다. 그의 첫 아시안게임이 한국 농구가 세계와 마주하는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Lee's relentless path abroad raises a broader question for Korean basketball about how it develops and retains world-facing tal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