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점 차 대승, 한국 남자농구 앞에 놓인 9월 13일 한일전
한국 남자농구가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인도네시아를 102-48로 꺾고 2연승했다. 이현중 24점 더블더블, 유기상 3점포 7방. 13일 일본전은 조 1위 결정전이다.
54점 차 대승은 한국 남자농구가 달라졌다는 신호일까?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인도네시아를 102-48로 완파했다. 무려 54점 차, 조별리그 2연승이다. 이현중이 24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고 유기상은 3점 슛 12개 중 7개를 꽂아 21점을 보탰다. 고질병으로 지목돼 온 4쿼터 뒷심 부족도 이날만큼은 보이지 않았다. 이제 시선은 9월 13일 개최국 일본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으로 옮겨간다.

목차
한국 남자농구는 왜 12년째 금메달이 없나?
한국 남자농구의 마지막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홈에서 열린 2014년 인천 대회다. 이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동메달로 밀렸고, 2023년 항저우에서는 8강에서 중국에 패하며 역대 최저인 7위에 그쳤다. 1962년 자카르타 대회부터 2002년 부산 대회까지 11회 연속 동메달 이상을 지켜 온 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추락의 낙폭이 컸다.
대한민국농구협회가 2025년 12월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라트비아 출신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을 선임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라트비아 연령별 대표팀을 20년 가까이 지도했고 U-18 시절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를 키운 이력이 있는 지도자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2월 31일까지, 협회가 내건 목표는 아이치·나고야 금메달과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진출이다.
Korea's last Asian Games basketball gold came in Incheon in 2014, followed by a bronze in 2018 and a historic-worst seventh place in Hangzhou. The federation hired Latvian coach Nikolajs Mazurs in December 2025 as its first foreign head coach.
한 달 전 29점 차로 무너진 팀이 어떻게 바뀌었나?
불과 한 달 전 상황은 참담했다. 한국은 8월 15일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68-88로 졌다. 20점 차, 대한농구협회 집계 기준 남자 국가대표 한일전 역대 최다 점수 차 패배였다. 1962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의 17점 차 기록을 64년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하루 뒤인 16일에는 66-95로 다시 무너졌다. 29점 차, 이번엔 스스로 세운 기록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마줄스 감독은 조별리그 1차전 사우디아라비아전을 82-66으로 이기고도 만족하지 않았다. 4쿼터에 흔들린 장면을 두고 체력이 아니라 "정신력과 기강의 문제"라고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던졌다. 인도네시아전 4쿼터 스코어는 32-7이었다. 경기 후 그는 "40분 내내 일관된 모습을 보여줘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오늘은 드디어 선수들이 4쿼터 끝까지 집중해야 한다는 걸 깨달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기상의 회고도 같은 지점을 짚는다. 그는 "4쿼터에 흔들리는 게 체력이라기보다는 정신력의 문제라는 감독님의 진단에 선수들 모두 동의했다"며 "기본적인 플레이에 집중하다 보니 점수 차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8월의 참패에 대해서는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실망을 안겨드렸는데 선수로서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며 "그사이 팀으로 한층 단단하게 발전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orea lost to Japan by 20 and then 29 points in August friendlies, both record margins. Mazurs called it a mentality problem, and Korea answered by outscoring Indonesia 32-7 in the fourth quarter.
숫자로 본 인도네시아전, 무엇이 가장 눈에 띄나?
쿼터별 스코어는 18-10, 21-20, 31-11, 32-7이었다. 2쿼터만 접전이었고 후반 두 쿼터에서 63점을 몰아넣는 동안 인도네시아를 18점으로 묶었다. 마줄스 감독이 가장 먼저 꺼낸 수치는 득점이 아니라 어시스트 31개였다. "경기 템포와 유기적인 흐름을 찾으려 했다. 오늘 어시스트를 31개나 기록한 것이 우리가 원했던 농구를 잘 보여준다"는 것이 그의 총평이다.
개인 기록에서는 이현중이 3점 슛 4개를 포함해 24점 10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남겼다. 출전 시간이 18분 17초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효율이 높았고, 3쿼터 초반에만 10점을 연속으로 쏟아부으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전날 사우디전 23점에 이은 이틀 연속 팀 내 최다 득점이다. 벤치에서 나온 유기상은 3점 12개 중 7개를 성공시켜 성공률 58%를 기록했고, 4쿼터에만 3점 4개를 몰아쳤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으로 보면 한국은 57위, 이날 상대 인도네시아는 92위, 1차전 상대 사우디아라비아는 64위다. 13일 만날 일본은 22위로 A조에서 가장 높다. 같은 날 C조에서는 중국이 카자흐스탄을 99-61, 36점 차로 완파하며 12년 만의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이 토너먼트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상대임을 다시 확인시켰다.
Korea outscored Indonesia 63-18 in the second half and recorded 31 assists. Lee Hyun-joong posted 24 points and 10 rebounds in just 18 minutes 17 seconds of action.
13일 한일전은 한국에 어떤 의미인가?
대회 방식상 각 조 1·2위와 3위 팀 중 성적이 좋은 상위 2개 팀이 8강에 오른다. 2연승을 거둔 한국은 8강 진출 9부 능선을 넘었고, 일본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잡을 경우 한국은 13일 결과와 관계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8강행을 조기 확정한다. 그렇게 되면 한일전의 성격은 순수한 조 1위 결정전으로 바뀐다.
조 순위는 8강 대진에 직결된다. 중국·필리핀이 포진한 반대편 대진을 언제 만나느냐가 메달 색깔을 좌우하는 구조여서, 한국으로서는 순위 경쟁을 가볍게 볼 수 없다. 여기에 8월 이틀 연속 최다 점수 차 패배라는 기억이 겹친다. 마줄스 감독에게도, 코트에 서는 선수들에게도 13일 경기는 명예 회복의 무대다.
대표팀 12인은 이정현(소노), 문유현·변준형(정관장), 유기상(LG), 이우석(상무), 이현중, 안영준·에디 다니엘(SK), 최준용(KCC), 여준석(시애틀대), 이승현(현대모비스), 장재석(KCC)으로 짜였다. 외곽포에 무게를 실은 구성이라 3점 성공률이 흔들리는 날의 대비책이 관건으로 지목돼 왔다. 인도네시아전에서 드러난 어시스트 31개의 흐름이 랭킹 22위 일본을 상대로도 유지될지가 13일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Korea is close to securing a quarterfinal berth, and the September 13 match against Japan may effectively decide the top seed in Group A. Group position determines which side of the bracket Korea faces China and the Philippines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