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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탐사

대법원, 조희대 업무추진비 허위 작성 인정하고 사과

법원행정처장이 국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업무추진비의 식사 인원 부풀리기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상반기에만 13건, 1인당 20만원 식사가 5만원 이하로 둔갑한 구조를 짚었다.

대법원은 왜 식사 인원을 부풀렸나

법원행정처장이 국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자료의 허위 작성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뉴스타파가 카드 영수증 주문 내역을 대조해 확인한 허위 기재는 2026년 상반기에만 최소 13건입니다. 1인당 20만원짜리 식사가 서류에서는 5만원 이하로 내려앉았습니다. 청탁금지법 한도선이 정확히 5만원입니다. 대법원장은 10월 6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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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영수증 한 장이 어떻게 자료를 뒤집었나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은 더불어민주당 김기표 의원실을 통해 2026년 1월부터 6월까지 59건이 공개됐습니다. 취재진은 이 가운데 서울 소재 식당에서 카드로 결제한 26건을 추렸습니다. 식당을 직접 찾아가 주문 내역이 찍힌 카드 영수증을 재발급받는 방식이었습니다. 영수증에는 코스 요리가 몇 개 나갔는지가 남습니다. 실제 식사 인원을 특정할 수 있는 단서입니다.

Reporters re-issued card receipts at each restaurant and compared the itemized orders with the court's official records.

실무자 실수라는 해명은 성립하나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9월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참석 인원이 사실과 다르게 기재되었다"며 "죄송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경위에 대해서는 기획재정부 작성 원칙상 참석 인원을 적지 않는데 국회가 세부 자료를 요구하자 담당 실무자가 임의로 기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기표 의원은 "국회에서 요구한다고 그때 부랴부랴 숫자를 적는다는 게 말이 되겠느냐"며 꼬리 자르기라고 반박했습니다. 허위로 작성된 문서가 국정감사용으로 국회에 제출된 이상 형법 227조 허위공문서작성 혐의 적용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법정형은 7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The court blamed a staffer's improvised entry, but lawmakers called it a cover-up that may amount to falsifying official documents.

숫자는 무엇을 말하나

1월 15일 법률신문 대표 등과의 오찬은 1인당 최소 6만 5000원인 강남 한정식집에서 열렸습니다. 결제액 52만 5000원에 참석자는 11명으로 기재됐습니다. 11명이 실제로 갔다면 최소 71만 5000원이 나왔어야 합니다. 법률신문 대표가 확인해준 실제 참석자는 7명이었습니다. 11명으로 적으면 1인당 약 4만 7000원, 청탁금지법 허용 기준 안으로 들어옵니다. 5월 26일 한강변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찬은 44만 6000원 결제에 15명으로 기재됐지만 주문은 스페셜 코스 5개였습니다. 2월 5일 용산 한식당 만찬은 60만원 결제에 12명으로 기재됐고 주문은 코스 3개와 와인 한 병이었습니다. 인원은 최대 4배 넘게 불어났습니다. 조 대법원장 업무추진비는 취임 후 2년 9개월 만에 2억 6000만원 규모로 처음 공개됐습니다.

Receipts show five course meals billed as fifteen diners, and three as twelve — inflation of up to fourfold.

국정감사에서 무엇이 갈리나

국회 법사위는 9월 28일 조 대법원장을 10월 6일 대법원 국정감사 일반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반발하며 회의장을 나갔습니다. 현직 대법원장이 국감 증인석에 앉는 것 자체가 이례적입니다. 쟁점은 두 갈래로 갈립니다. 하나는 업무추진비 허위 기재의 지시 여부와 책임 소재입니다. 다른 하나는 대법관 후보자 재추천 거부와 사퇴 종용 의혹입니다. 여당은 진상 규명을 예고했고 감사원은 앞서 8월 대법원 예산 운용에서 방만 집행 사례를 적발한 바 있습니다. 사법부 신뢰가 걸린 사안이라 수사 의뢰나 감사 요구로 번질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The Chief Justice will testify at the October 6 audit, a rare appearance that turns an expense scandal into a test of judicial accountability.

5만원이라는 선은 무엇을 지키려 했나

청탁금지법이 정한 5만원은 단순한 액수가 아닙니다. 공직자가 직무 관련자에게 밥을 살 때 어디까지가 관행이고 어디부터가 청탁인지를 사회가 합의해 그은 선입니다. 이번 사안의 무게는 그 선을 넘었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선을 넘은 뒤 서류상의 인원을 늘려 선 안쪽으로 되돌려 놓았다는 데 있습니다. 넘은 사실보다 되돌린 방식이 문제인 이유는 분명합니다. 전자는 판단 착오로 설명할 여지가 있습니다. 후자는 기준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합니다.

법원행정처의 해명은 그 지점에서 힘을 잃습니다. 참석 인원을 원래 적지 않는 항목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실제보다 많은 숫자를 지어낼 이유가 없습니다. 모른다고 적거나 확인 중이라고 답하는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하필 15명, 12명, 11명처럼 결제액을 5만원 미만으로 떨어뜨리는 숫자가 반복해서 등장한 것은 우연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뉴스타파가 영수증을 재발급받은 13건 전부에서 같은 방향의 오차가 나왔다는 사실도 마찬가지입니다. 실무자의 단순 실수라면 실제보다 적게 적힌 사례도 섞여야 자연스럽습니다.

더 곱씹을 대목은 이 자료가 국회로 갔다는 사실입니다. 국정감사 자료는 국민이 예산 집행을 확인하는 사실상 유일한 창구입니다. 그 창구에 들어간 숫자가 사후에 만들어진 것이라면 감시 절차 자체가 형해화됩니다. 대법원이 다른 기관의 문서 진정성을 판단해 형을 정하는 기관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무게는 한층 무거워집니다. 사법부는 증거의 진위를 가리는 일로 존재하는 조직입니다.

취임 2년 9개월 만에야 2억 6000만원 규모의 집행 내역이 처음 공개됐다는 사실도 함께 봐야 합니다. 검찰 특수활동비가 시민단체의 오랜 소송 끝에 겨우 공개됐던 경로를 사법부가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공개가 늦어질수록 검증은 영수증 재발급이 가능한 몇 달치로 좁아집니다. 실제로 이번 검증에서도 26건 중 13건은 기간이 지나 영수증을 다시 받지 못했습니다. 제도가 아니라 언론의 발품에 의존하는 감시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10월 6일 국정감사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누가 숫자를 적었느냐가 아니라 왜 그 숫자가 필요했느냐입니다.

The issue is not that a spending limit was crossed, but that the record was rewritten to make it look otherwise — and that the rewritten record went to the National Assembly.

자주 묻는 질문

Q. 업무추진비에 참석 인원을 꼭 적어야 하나요 기획재정부 집행지침은 참석 인원 자체를 모든 건에 기재하도록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건당 50만원 이상이면 주된 상대방의 소속과 성명을 증빙서류에 남기게 돼 있습니다. 국회가 별도로 세부 자료를 요구하면 사실대로 제출해야 합니다.
Q. 청탁금지법 5만원 기준은 무엇인가요 직무 관련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음식물 가액 한도입니다. 2024년 8월 27일 시행령 개정으로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올랐습니다. 1인당 금액으로 따지기 때문에 참석 인원이 늘면 1인당 액수가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Q. 국회에 허위 자료를 내면 처벌되나요 2024년 개정된 국회증언감정법은 서류의 허위 제출과 은닉 행위에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하 벌금을 규정합니다. 형법상 허위공문서작성죄가 별도로 적용될 수도 있습니다.
Q. 이번 사안이 재판에 영향을 주나요 개별 재판의 결론과는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다만 사법부 수장의 예산 집행과 국회 제출 자료의 신뢰 문제라서 법원 전반의 공적 신뢰에는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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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조희대#업무추진비#청탁금지법#대법원#judiciary#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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