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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탐사

PISA 읽기 501점, 한국 문해력 25년 만의 최저

OECD PISA 2025에서 한국 만 15세 읽기 점수가 501점으로 3년 전보다 14점 떨어져 2000년 참여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하위 성취층 확대와 세계적 하락세를 짚었다.

한국 학생 읽기 점수는 왜 25년 만의 최저로 내려앉았나?

OECD가 9월 8일 발표한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2025에서 한국 만 15세 학생의 읽기 평균은 501점을 기록했다. 2022년 515점에서 14점 떨어진 수치이자, 한국이 조사에 처음 참여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점수다. 과학 526점, 수학 522점으로 여전히 OECD 최상위권을 지켰지만 읽기만 유독 낙폭이 컸다. 하위 성취수준 학생은 늘고 상위권은 줄어드는 양극화도 함께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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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PISA는 무엇을 재는 시험인가?

PISA는 OECD가 만 15세 학생의 과학·수학·읽기 소양을 국가 간에 비교하기 위해 3년 주기로 실시하는 국제 연구다. 이번 2025년 평가에는 OECD 비회원국을 포함해 91개국에서 약 76만명이 참여했고, 이들은 전 세계 만 15세 인구 약 3,300만명을 대표한다. 단순 암기가 아니라 정보를 찾고 해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묻는다는 점에서, 각국 교육정책의 성적표로 받아들여진다.

PISA는 표집 평가라는 특성 때문에 국가별 순위를 하나의 숫자로 확정하지 않고 95% 신뢰수준의 범위로 제시한다. 한국은 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과학 1~3위, 수학 1~2위, 읽기 1~9위였다. 전체 참여국 기준으로는 읽기 3~13위로, 중국과 싱가포르가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PISA is the OECD's triennial assessment of 15-year-olds in science, mathematics and reading. Some 760,000 students from 91 countries took part in the 2025 round.

읽기만 유독 떨어진 이유는 무엇인가?

교육부는 디지털 매체 활용 증가와 SNS·숏폼 콘텐츠 이용 환경, 그리고 읽기에 대한 학생들의 동기와 태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다만 구체적 인과관계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고, 평가 결과와 교육 맥락 설문조사를 연계해 추가 분석하겠다는 입장이다.

OECD의 진단도 비슷한 지점을 향한다. 짧아진 주의 지속시간, 생성형 AI의 과도한 사용, 만성적인 교사 부족이 성취도 하락에 함께 작용했다는 것이다. 학생 네 명 중 한 명 이상이 과학 수업 대부분에서 급우들이 디지털 기기 때문에 산만해진다고 답했고, 산만한 급우에 둘러싸인 학생일수록 성적과 학교 소속감이 모두 낮았다.

주목할 대목은 한국 학생이 디지털에 약해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번에 처음 도입된 '디지털 세계에서의 학습' 영역에서 한국은 538점으로 OECD 평균 500점을 크게 웃돌며 회원국 중 2~5위에 올랐다. 화면을 다루는 능력과 긴 글을 붙잡고 읽는 능력이 서로 다른 근육이라는 사실이 숫자로 드러난 셈이다.

The Education Ministry points to short-form content and social media, while the OECD adds shrinking attention spans, AI overuse and teacher shortages. Korean students still ranked 2nd-5th in the new digital learning domain.

숫자는 어디까지 나빠졌나?

읽기 1수준 이하 하위 성취수준 학생 비율은 2022년 14.7%에서 17.8%로 3.1%포인트 늘었다. 반대로 5수준 이상 상위 성취수준 비율은 13.3%에서 10.3%로 3.0%포인트 줄었다. 바닥은 두꺼워지고 꼭대기는 얇아지는 전형적인 양극화 패턴이다. 2015년부터 2025년까지 한국의 읽기 하락은 저성취 학생들의 점수 하락이 주도했고, 그 결과 상·하위 격차 자체가 벌어졌다.

성별 격차도 뚜렷하다. 한국의 읽기 평균은 여학생 515점, 남학생 487점으로 28점 차이가 났다. 한국의 읽기 점수는 2006년 556점을 정점으로 20년 가까이 내리막을 걸어왔다.

이는 한국만의 사건이 아니다. OECD 전체 읽기 평균은 2015년부터 2025년까지 28점 떨어졌는데, 학습 기간으로 환산하면 약 1년 반에 해당한다. 세 영역 모두에서 저성취를 보인 만 15세 학생 비율은 2022년 16%에서 20%로 늘었다. 미국 역시 읽기 490점으로 2022년 대비 14점 하락해 2000년 참여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했고, 기초 숙달 수준에 도달한 미국 학생은 74%였다.

Korea's low performers in reading rose to 17.8% while top performers fell to 10.3%. Across the OECD, reading scores dropped 28 points between 2015 and 2025 — roughly a year and a half of learning.

교육당국은 어떤 처방을 내놓았나?

교육부는 독서교육과 질문·토론 중심 수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초등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독서교육 집중 학년으로 운영하고, '책 읽는 학교 문화 조성' 참여 학교를 올해 1,000개교에서 내년 3,000개교로 늘린다. '질문하는 학교 선도학교'도 2025년 104개교에서 2026년 308개교로 확대한다. 과학·수학에서는 기초 소양을 다지고 탐구·문제해결 중심 수업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교원단체는 다른 처방을 요구한다. 한국교총은 읽기 14점 하락을 기초학력 경보로 읽어야 한다며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기초학력 전담교사 확대를 촉구했다. 프로그램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이미 두꺼워진 하위 성취층을 개별적으로 붙잡기 어렵다는 문제 제기다.

재미 한인 가정에도 남의 일이 아니다. 미국 15세 학생의 읽기 성적 역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고, 대학 입시와 취업 문턱에서 요구되는 문해력의 기준은 낮아지지 않았다. 한국어와 영어 어느 쪽이든 긴 글을 끝까지 읽어내는 습관이 가정 단위에서 얼마나 유지되는지가 다음 3년의 변수가 된다.

Korea will expand reading-focused grades and inquiry-based classes, while teachers' groups demand smaller classes and more remedial specialists. U.S. reading scores hit a similar low, making this a shared concern for Korean American families.

문해력 하락을 개인의 게으름으로 돌려도 되는가?

이번 결과를 두고 가장 흔히 나오는 반응은 "요즘 아이들이 책을 안 읽는다"는 탄식이다. 그러나 숫자를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조금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상위 성취층이 무너진 것보다 하위 성취층이 두꺼워진 폭이 훨씬 크고, 2015년 이후 한국의 읽기 하락을 주도한 것도 저성취 학생들의 점수였다. 개인의 의지 문제라면 성취 수준별로 이렇게 뚜렷하게 갈릴 이유가 없다. 이미 읽기에서 뒤처진 학생이 회복할 통로가 좁아졌다는 구조적 신호로 읽는 편이 사실에 가깝다.

디지털 기기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손쉬운 결론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같은 평가에서 한국 학생은 '디지털 세계에서의 학습' 영역 538점으로 회원국 상위권을 기록했다. 화면 앞에서 무능한 세대가 아니라는 뜻이다. 문제는 기기 자체가 아니라, 짧게 끊긴 정보에 익숙해진 뇌가 긴 호흡의 문장을 붙잡고 의미를 재구성하는 훈련을 어디서 받느냐다. 학교가 그 훈련을 제공하지 못하면 가정의 자원 차이가 그대로 점수 격차로 옮겨간다. 읽기 격차가 벌어졌다는 대목이 특히 무거운 이유다.

교육부가 내놓은 독서교육 집중 학년과 질문하는 학교 확대는 방향 자체가 틀렸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1,000개교를 3,000개교로 늘리는 방식의 확산이 이미 1수준 이하로 내려앉은 17.8%를 개별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얼마나 닿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교원단체가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기초학력 전담교사 확대를 함께 요구한 것은 그 간극을 지적한 셈이다. 프로그램의 수와 학생 한 명에게 도달하는 밀도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한 가지 더 짚어둘 것은 이 하락이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OECD 평균이 10년 사이 28점, 학습 기간으로 1년 반어치 떨어졌고 미국도 역대 최저 수준에 내려앉았다. 한국만의 실패담으로 소비하면 원인 진단이 좁아지고, 반대로 세계적 현상이라며 넘기면 대응의 긴급성이 흐려진다. 25년 만의 최저라는 숫자는 위로가 아니라 기준선으로 쓰여야 한다.

The data points to a structural gap rather than individual laziness: low performers drove Korea's decline while digital skills stayed high. Expanding programs may not reach the 17.8% who need one-on-one support.

자주 묻는 질문

Q. 한국 순위가 여전히 상위권인데 왜 문제인가요? 순위는 상대적 위치일 뿐입니다. OECD 회원국 전반이 함께 하락했기 때문에 한국의 절대 점수가 25년 만의 최저로 떨어져도 순위는 유지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순위가 아니라 기초 읽기조차 버거운 학생이 17.8%까지 늘었다는 점입니다.
Q. 스마트폰 사용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확인된 건가요? 아닙니다. 교육부는 디지털 매체·SNS 이용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언급했을 뿐이고, 정확한 원인은 교육 맥락 설문조사와 연계해 추가 분석할 예정입니다. 다만 OECD 조사에서 수업 중 디지털 기기로 인한 산만함과 낮은 성취 사이의 상관관계는 반복 확인되고 있습니다.
Q. '디지털 세계에서의 학습'은 어떤 영역인가요? 이번 PISA에서 처음 도입된 영역으로, 기술이 풍부한 환경에서 학생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학습하는지를 잽니다. 정보를 찾고 평가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컴퓨팅 능력을 측정하며, 한국은 538점으로 OECD 평균 500점을 웃돌았습니다. 마카오 572점, 싱가포르 563점이 상위권이었습니다.
Q. 다음 PISA 결과는 언제 나오나요? PISA는 3년 주기로 시행되므로 다음 평가는 2028년에 치러지고 결과는 이듬해 공개되는 것이 통상적입니다. 교육부가 이번에 발표한 독서교육 확대 정책의 효과도 그 시점의 데이터로 검증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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