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하루 2–3건, 깊이로 승부제보·문의

LA Korea Report

한국을 LA의 시선으로, 깊이 있게 — 프리미엄 한국 전문 디지털 언론사
LA Korea Report
사회 & 탐사

서울대 공대 AI 부정행위 36명 적발, 자진신고가 더 불이익

서울대 공대 컴퓨터공학부 한 수업에서 수강생 62명 중 36명이 과제에 생성형 AI를 써 적발됐다. 자진신고 25명은 0점, 미신고 적발 11명은 D-를 받아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서울대 공대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나?

서울대 공과대학 컴퓨터공학부의 한 4학년 전공 수업에서 수강생 62명 가운데 36명이 코딩 과제에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했다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담당 교수는 강의 개설 때부터 모든 수업 활동에서 AI를 쓰지 말라고 공지했지만, 제출된 코드에서 AI 사용 흔적이 대거 발견됐다. 흥미로운 대목은 처벌의 방향이다. 스스로 신고한 학생 25명은 해당 과제만 0점을 받은 반면, 신고하지 않았다가 면담에서 시인한 11명은 과목 전체 D마이너스를 받아 정직함이 오히려 더 큰 불이익으로 돌아왔다는 논란이 일었다.

snu-ai-cheating-penalty-gap-infographic

목차

왜 컴퓨터공학과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문제가 된 과목은 컴퓨터 네트워크의 원칙과 구현·운영 원리를 다루는 4학년 전공 수업으로, 직접 코드를 작성해야 하는 과제가 핵심이었다. 수업을 맡은 박경수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졸업 후 현업에서는 AI로 코딩하더라도 학습 과정에서는 스스로 고민하고 실패하며 답을 찾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강의 개설 시점부터 생성형 AI를 일절 쓰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공지했다. 그러나 과제물을 받아 보니 상당수 코드에서 AI를 활용한 듯한 흔적이 드러났고, 교수는 자진 신고를 유도한 뒤 학기 말 전체 수강생 면담을 거쳐 추가 사용자를 가려냈다.

A required networking course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banned generative AI, but coding submissions showed widespread use, prompting the professor to run end-of-term interviews to identify offenders.

자진신고가 더 불리한 처벌, 공정한가?

이번 사안의 핵심 쟁점은 처벌 형평성이다. 컴퓨터공학부 학생회 쪽은 솔직하게 답한 학생은 불이익을 받고 부인하거나 적발되지 않은 학생은 빠져나갈 수 있어 공정하지 않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교수에게 전달했다. 자진 신고자는 과제 0점, 면담에서 뒤늦게 시인한 학생은 과목 전체 D마이너스로 격차가 뚜렷했기 때문이다. 반면 박 교수는 이것이 학생회 공식 입장이라기보다 익명으로 전달된 한 학생의 의견이며, 적발된 36명 모두 AI 사용을 시인했으므로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정직한 자진 신고를 어떻게 보상하고, 은폐를 어떻게 억제할지의 설계가 도마에 올랐다.

The dispute centers on fairness: students who self-reported got a zero on one assignment, while those caught later received a course-wide D-minus, raising questions about whether honesty was penalized more harshly than concealment.

숫자로 본 대학가 AI 부정행위

이번 사건은 예외가 아니라 흐름의 일부다. 서울대에서는 지난해 교양 과목 통계학실험 중간고사와 자연과학대 한 교양 강의 기말고사에서도 AI 사용 정황이 드러나 시험 결과가 무효 처리됐고, 연세대에서도 비슷한 무더기 적발이 있었다. 국내 AI 탐지 서비스 무하유의 GPT킬러는 2025년 10월 한 달 이용 건수가 약 64만7천 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3.6배 넘게 급증했고, 업체는 판별 정확도를 98%로 소개한다. 해외 통계도 심상치 않다. 미국 대학생 조사에서는 51%가 챗GPT 사용을 부정행위로 보면서도 22%는 실제로 쓴다고 답했고, 영국에서는 2023~24학년도에 AI로 적발된 대학생이 약 7천 명으로 전년의 세 배에 달했다.

SNU's case is part of a broader wave: Korean AI-detection queries jumped 3.6-fold year-on-year, while UK universities caught roughly 7,000 students using AI in 2023-24, triple the prior year.

대학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까?

적발과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전국 대학의 상당수가 아직 AI 관련 가이드라인조차 없는 상태에서 교수 개인의 재량에 판단이 맡겨지면 기준의 일관성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서울대는 2025년 3월 AI 가이드라인을 배포했지만 이번 대규모 사용을 막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무조건 금지보다 과목 특성에 맞춰 AI 사용 범위를 허용·표기하도록 하거나, 성균관대처럼 과제 수행 방식을 학생이 선택해 밝히도록 하는 실험이 주목받는다. 탐지 기술 고도화와 함께 평가 방식 자체를 구술·현장 시험으로 바꾸는 논의도 확산될 전망이다.

With many universities still lacking AI policies, the response is shifting from blanket bans toward disclosure-based rules, redesigned assessments, and stronger detection tools.

이 사건이 던지는 진짜 질문은 무엇인가?

이번 서울대 사례에서 가장 곱씹어 볼 대목은 적발 규모가 아니라 처벌 구조가 만들어 낸 역설이다. 자진 신고한 학생은 과제 0점에 그쳤고 끝까지 버티다 면담에서 시인한 학생은 과목 전체 D마이너스를 받았으니, 결과만 놓고 보면 정직이 손해로 이어진 셈처럼 읽힌다. 물론 교수의 설명대로 신고와 은폐의 무게가 다르다는 논리도 성립한다. 먼저 손을 든 학생에게 더 무거운 벌을 매긴다면 다음 학기에는 아무도 신고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이 차등이 학생들에게 '정직에 대한 보상'으로 읽히지 못했다는 데 있다. 규칙이 아무리 합리적이어도 당사자가 그것을 공정하다고 체감하지 못하면 제도의 신뢰는 흔들린다. 대학이 놓친 것은 처벌의 경중이 아니라 그 경중을 사전에 투명하게 예고하고 납득시키는 절차였다.

더 근본적인 물음은 '무엇을 부정행위로 규정할 것인가'이다. 현업에서는 AI로 코딩하는 것이 표준이 된 시대에, 학습 단계에서만 이를 전면 금지하는 방식이 언제까지 유효할지는 의문이다. 금지 자체가 잘못이라는 뜻이 아니라, 왜 이 과목에서는 금지가 필요한지를 학생이 납득해야 규칙이 작동한다는 의미다. 코딩 기초를 다지는 수업에서 AI를 막는 것은 계산기 없이 산수를 익히게 하는 것과 같은 교육적 이유가 있다. 그러나 그 이유가 강의계획서 한 줄로만 남으면 학생에게는 통제로만 느껴진다. 결국 이번 사태는 탐지 기술이나 처벌 수위의 문제라기보다, 대학이 AI 시대의 평가 철학을 학생과 함께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신호에 가깝다. 금지할 것은 명확히 금지하되 그 근거를 공유하고, 허용할 것은 표기와 함께 열어 두는 세밀한 규칙이 없다면 이런 충돌은 매 학기 반복될 수밖에 없다.

The real lesson is not about detection or punishment levels, but about designing transparent, well-explained rules: honesty felt penalized because the reasoning behind the penalties was never shared, and blanket AI bans will keep colliding with students unless universities rebuild their assessment philosophy together with them.

자주 묻는 질문

Q. 적발된 학생들은 어떤 처벌을 받았나요? 자진 신고한 25명은 해당 과제에 대해 0점을 받았고, 신고하지 않았다가 면담에서 시인한 11명은 과목 전체에 D마이너스 성적을 받았습니다.
Q. 해당 수업은 원래 AI 사용이 금지돼 있었나요? 네. 담당 교수가 강의 개설 시점부터 모든 수업 활동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공지했습니다.
Q. 학생회는 왜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나요? 솔직하게 자진 신고한 학생은 불이익을 받은 반면, 사용했지만 부인하거나 적발되지 않은 학생은 처벌을 피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입니다. 다만 교수는 적발된 36명 모두 사용을 시인했다며 반박했습니다.
Q. 다른 대학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나요? 서울대의 통계학실험·자연과학대 교양 강의, 연세대 등에서도 AI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적발돼 시험이 무효 처리되는 등 대학가 전반의 문제로 번지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Tags
#society#서울대#ai부정행위#chatgpt#학문윤리#생성형ai#academic-integrity
본 기사의 정정·반론·문의는 [email protected] 으로 보내주십시오. 자체 생산 기사의 출처는 lakoreareport.com으로 통일하며, 정정 정책은 편집강령을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