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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탐사

내년 최저임금 노사 격차 690원, 협상 막판 진통

최저임금위원회 노사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놓고 1만1220원과 1만530원으로 맞서 격차를 690원까지 좁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공익위원 심의촉진구간 카드에 이목이 쏠린다.

내년 최저임금 협상, 노사 격차가 690원까지 좁혀진 이유는?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 9일 제13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시간당 1만1220원, 경영계는 1만530원을 9차 수정안으로 제시하며 격차를 690원까지 좁혔다. 하지만 세 차례 수정안을 주고받고도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고, 회의는 오는 14일로 다시 미뤄졌다. 올해 최저임금 1만320원을 기준으로 노동계는 8.7%, 경영계는 2.0% 인상을 요구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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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최저임금은 어떻게 결정되고, 왜 매년 진통을 겪나?

최저임금은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이 각 9명씩 참여하는 최저임금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해진다. 노사가 각자 요구안을 내고 수정을 거듭하며 접점을 찾는 구조인데, 양측의 출발점 자체가 크게 벌어져 있어 매년 극한 대치가 반복된다. 올해도 첫 요구안 격차는 1680원에 달했다가 아홉 차례 수정 끝에 690원까지 줄었다. 법정 심의 시한인 지난달 29일은 이미 넘겼고, 고용노동부의 최종 고시 시한은 8월 5일이다.

Korea's minimum wage is set by a 27-member commission of labor, management, and public-interest members, and yearly standoffs are routine.

노동계와 경영계는 무엇을 두고 맞서고 있나?

핵심은 인상 폭을 둘러싼 시각차다. 노동계는 내년 인상률이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물가상승률(2.7%)을 웃돌아야 실질임금이 지켜진다고 주장한다. 반면 경영계는 과거 급격했던 최저임금 인상의 후유증이 아직 남아 있다며 추가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부담이 논쟁의 중심에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 994곳 중 77.6%가 "현재 최저임금도 부담스럽다"고 답했을 만큼, 인건비 상승은 폐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실제 조사에서 최저임금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오를 경우 신규 채용을 줄이거나 기존 인력을 감원하겠다는 응답이 각각 24%대로 나타났고, 아예 사업을 접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답변도 8.7%에 달했다. 임금 인상이 곧 고용 축소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현장의 긴장이 그만큼 팽팽하다.

Labor wants raises above the 2.7% inflation forecast, while employers warn small businesses cannot absorb higher wage costs.

수치로 보면 이번 협상의 무게는 어느 정도인가?

시간당 690원의 격차는 작아 보이지만 월급으로 환산하면 체감이 달라진다. 최저임금 월 환산액은 주 40시간에 주휴수당을 더한 월 209시간 기준으로 계산한다. 노동계 안(1만1220원)이면 월 234만원대, 경영계 안(1만530원)이면 월 220만원대로 14만원 넘게 벌어진다. 올해 최저임금 1만320원으로는 월 215만7천원이며, 4대 보험을 공제한 실수령액은 약 190만원 안팎이다. 최저임금은 편의점, 음식점, 카페, 숙박업, 돌봄 노동 등 시급제 근로자가 많은 업종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A 690-won hourly gap translates to over 140,000 won per month, based on the 209-hour standard that includes weekly holiday pay.

합의가 끝내 불발되면 어떻게 결정되나?

노사가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 공익위원이 상·하한선을 담은 '심의 촉진구간'을 제시하고, 그 범위 안에서 합의나 표결을 유도하는 수순으로 넘어간다. 이 방식은 사실상 공익위원이 결정권을 쥐는 구조로 이어진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노·사·공익 합의로 최저임금이 정해진 것은 2026년 적용분 단 한 차례뿐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표결로 결론이 났다. 이 가운데 공익위원안이 채택된 경우가 6회로 가장 많았다. 오는 14일 열리는 14차 회의에서 공익위원이 촉진구간 카드를 꺼낼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If no deal emerges, public-interest members will likely propose a range and steer the outcome to a vote, as has happened in most years.

690원의 격차는 단순한 숫자 싸움일까?

해마다 반복되는 최저임금 협상을 두고 "왜 매번 이렇게 진통을 겪느냐"는 피로감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번 690원의 격차를 단순한 밀고 당기기로만 보기는 어렵다. 시간당 690원은 월급으로 환산하면 14만원이 넘는 차이로 벌어진다. 최저임금에 생계를 기대는 근로자에게는 한 달 생활의 질을 가르는 금액이고, 직원 서너 명을 두고 가게를 꾸리는 자영업자에게는 사업의 존폐를 좌우하는 부담이다. 같은 690원이 노사 양쪽에서 전혀 다른 무게로 읽히는 셈이다.

주목할 대목은 이 협상이 저임금 근로자와 소상공인이라는, 우리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두 계층을 정면으로 마주 세운다는 점이다. 대기업과 노조의 대결이 아니라, 편의점 아르바이트생과 그를 고용한 동네 점주가 사실상 한정된 파이를 나누는 구도에 가깝다. 그래서 최저임금 논의는 단순한 임금 인상률 계산을 넘어, 자영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 안전망 전반을 함께 들여다봐야 하는 문제로 확장된다. 인상률만 결정하고 끝낼 사안이 아니라는 뜻이다.

공익위원이 결정권을 사실상 쥐는 구조가 굳어진 것도 되짚어 볼 지점이다. 최근 10년간 노사 합의로 최저임금이 정해진 것이 단 한 차례뿐이라는 사실은, 제도가 대화보다 중재에 기대어 굴러왔음을 보여준다. 매년 표결로 마무리되는 방식이 반복되는 한, 어느 쪽도 결과에 온전히 승복하기 어렵다. 결국 관건은 690원이라는 숫자를 어떻게 메우느냐가 아니라, 노사가 스스로 접점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신뢰의 틀을 세울 수 있느냐에 있다. 14일 회의가 단순한 표결 통과 의례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이유다.

The 690-won gap is not just a bargaining figure — it pits low-wage workers against small business owners, raising deeper questions about Korea's social safety net and the credibility of a system that rarely reaches consensus.

자주 묻는 질문

Q. 내년도 최저임금은 언제 확정되나요?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14차 전원회의를 열어 심의를 이어간다. 고용노동부의 최종 고시 시한은 8월 5일이므로, 그 전까지 합의 또는 표결로 결정된다.
Q. '심의 촉진구간'이 무엇인가요? 노사가 접점을 찾지 못할 때 공익위원이 제시하는 최저임금 상한선과 하한선의 범위다. 노사는 이 구간 안에서 다시 수정안을 내고, 그래도 합의가 안 되면 표결로 넘어간다.
Q. 최저임금 월 환산 209시간은 어떻게 나온 숫자인가요? 1일 8시간, 주 4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주휴수당까지 포함한 월 소정근로시간이다. 시급에 209시간을 곱하면 세전 월 최저 급여가 나온다.
Q. 최저임금 인상은 어떤 근로자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나요? 편의점, 음식점, 카페, 마트, 숙박업, 청소·경비·돌봄 등 시급제 근로자 비중이 높은 업종에 직접적으로 작용한다. 이들 업종은 인상분이 곧바로 급여에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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