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양재 데이터팩토리 개방…로봇 AI 10만 시간 공유
LG전자가 연면적 1만㎡ 양재 데이터팩토리를 산학연에 개방한다. 로봇 수백 대로 모은 10만 시간 학습 데이터를 국내 RFM 개발 기업과 공유해 피지컬 AI 생태계를 넓힌다.
LG전자는 왜 자사 로봇 학습장을 외부에 열기로 했을까?
LG전자가 서울 양재에 짓고 있는 로봇 인공지능 학습시설 데이터팩토리를 산·학·연에 개방한다. 연면적 1만㎡ 규모 시설에 연내 수백 대 로봇을 투입해 10만 시간 분량 학습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사람 기준으로 약 12년 치에 해당하는 양이다. 자체 로봇 학습에만 쓰던 인프라를 국내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사와 연구기관에 열어주는 방식이다. 정부 국책과제의 일환이며 산업통상자원부 M.AX 제조 얼라이언스와 연계된다.

목차
로봇 AI의 진짜 병목은 왜 데이터가 됐을까?
언어 모델은 인터넷에 쌓인 텍스트를 긁어모아 덩치를 키웠다. 로봇은 사정이 전혀 다르다. 물건을 집고 돌리고 끼우는 동작 데이터는 누군가 실제 로봇을 움직여 한 번씩 만들어야 한다. 공개 데이터셋 가운데 가장 큰 오픈 X-엠바디먼트도 22종 플랫폼에서 모은 100만 개 궤적 수준에 머문다. 엔비디아가 아이작 그루트 블루프린트로 합성 데이터를 찍어내는 쪽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이 6500시간 동안 시연해야 나오는 분량을 11시간 만에 78만 개 경로로 뽑아내 실제 데이터와 섞었고 모델 성능이 40% 올라갔다.
LG전자는 지난 8월 양재 데이터팩토리 구상을 처음 공개했다. 엔비디아 연구진이 이곳에 상주하며 LG전자 연구원과 공동 과제를 수행하는 AI 공동개발 거점도 함께 꾸린다. 수십 년간 가전과 제조 현장에서 쌓은 데이터에 엔비디아의 피지컬 AI 기술을 붙여 휴머노이드의 두뇌를 키운다는 그림이다.
While language models scaled on scraped internet text, robots need motion data that someone must physically generate. Even the largest open dataset, Open X-Embodiment, holds about one million trajectories across 22 platforms.
개방은 실제로 무엇을 바꾸는가?
핵심은 데이터팩토리가 LG전자 전용 시설에서 공용 테스트베드로 성격이 바뀐다는 점이다. 국내 기업이 만든 여러 형태의 휴머노이드를 들여와 행동 데이터를 모으고 그 결과를 외부 기업과 연구기관이 함께 쓴다. 이르면 연내 국내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사 두 곳 이상이 컨소시엄으로 들어와 자기 모델을 LG 데이터팩토리 로봇에 얹어 검증한다.
수집 대상도 특정 제품용 동작이 아니다. 물류·전자·제약·식품·섬유·자동차·배터리·조선·화학 등 국내 주요 산업의 작업환경을 시설 안에 구현하고 로봇이 어디서나 반복하는 6대 공정을 중심으로 데이터를 뽑는다. 상자를 옮기고 쌓는 작업, 카메라로 불량을 잡아내는 검사, 포장 마감, 쌓인 부품 더미에서 하나씩 집어 올리는 빈피킹, 조립용 부품을 모아두는 키팅이 그 대상이다.
엔비디아 옴니버스·코스모스·아이작으로 실제 작업 데이터를 가상환경에서 증폭하는 체계도 함께 돌린다. 구조가 서로 다른 휴머노이드끼리 동작 데이터를 주고받게 만들고 가상환경에서 익힌 작업을 실물 로봇에 옮기는 기술이 여기서 나온다. 로봇마다 데이터를 처음부터 다시 모으는 비용을 줄이려는 시도다.
The facility shifts from an in-house lab to a shared testbed. At least two domestic robot foundation model developers will validate their models on LG's robots within this year.
숫자로 보면 이 베팅은 얼마나 큰가?
양재 데이터팩토리는 연면적 1만㎡, 투입 로봇 수백 대, 확보 목표 데이터 10만 시간이다. 직접 수집분과 가상 데이터를 합쳐 연말까지 채운다.
판을 깔아준 정부 쪽 숫자가 더 크다. M.AX 얼라이언스는 출범 당시 1000여 개 기관으로 시작해 현재 1300개 수준까지 늘었다. 내년 예산은 7000억원이며 2030년까지 100조원 부가가치 창출을 목표로 걸었다. 삼성디스플레이·한화오션·LG전자·SK에너지 같은 제조 현장부터 편의점·병원·호텔까지 10개 수요처에 휴머노이드가 이미 들어갔다. 정부는 2027년까지 실증 사업을 100개 이상으로 늘린다.
LG전자가 데이터에 돈을 쓰는 이유는 부품 사업과 맞물려 있다. 휴머노이드 재료비의 약 60%가 액추에이터, 즉 로봇 관절이다. LG전자는 60년 모터 기술을 앞세워 경쟁사 대비 30% 이상 가벼운 액추에이터 9종 라인업을 갖췄고 창원에 전자동 생산라인을 깐다. 1~2년 안에 액추에이터 매출을 기존 컴프레서 사업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The facility targets 100,000 hours of data across 10,000 square meters. Behind it sits a government program with 1,300 member organizations and a 700 billion won budget for next year.
한국 로봇 생태계에 어떤 변화가 올까?
LG전자의 목표는 부품부터 완제품과 데이터까지 아우르는 로보틱스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다. AI 두뇌는 LG AI연구원과 LG CNS, 센서는 LG이노텍, 관절은 LG전자,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에서 조달하는 구조다. 데이터팩토리는 이 사슬의 마지막 고리에 해당한다.
국내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경쟁도 이미 뜨겁다. 리얼월드는 지난 5월 RLDX-1을 공개한 뒤 내년 1월 차세대 모델을 내놓는다. 투모로로보틱스는 하빌리스 브레인 0을 선보였고 마음AI는 스마트시티·국방 무인체계 실증을 끝냈다. NC AI는 포스코DX와 손잡았다. 이들에게 가장 부족한 자원이 바로 대규모 실물 로봇 데이터다. 양재 시설이 공용 인프라로 자리 잡으면 모델을 만들 자본은 있어도 데이터 수집장을 지을 여력이 없는 기업의 진입 장벽이 내려간다.
변수는 데이터 권리다. 누가 모은 데이터를 누가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에 대한 합의가 없으면 개방은 선언에 머문다. 국제표준화기구가 휴머노이드 데이터셋의 수집부터 폐기까지 생애주기를 다루는 ISO/CD 26264-1 제정에 들어간 것도 같은 문제의식이다. 컨소시엄 참여 기업이 받아 갈 데이터의 범위와 라이선스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이 실험의 성패를 가른다.
LG aims to be a total robotics solution provider spanning parts, products and data. The open question is data rights: without clear licensing, openness stays a slog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