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빅테크와 로봇 관절 공급 협의…10월 생산 논의
LG전자가 복수의 글로벌 빅테크와 휴머노이드 로봇용 액추에이터 공급을 협의 중이다. 10만RPM 초고속 모터로 크기를 30~40% 줄였고, 10월 생산 준비 논의로 연내 첫 수주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LG전자는 왜 로봇 완성품이 아닌 관절부터 파고들까?
LG전자가 복수의 글로벌 빅테크와 휴머노이드 로봇용 액추에이터 공급을 놓고 수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에는 특정 빅테크와 생산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기술 협의도 예정돼 있다. 액추에이터는 로봇 한 대 재료비의 6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으로, 60년간 생활가전에서 축적한 모터·구동 제어 기술이 그대로 무기가 됐다. 완성품 경쟁이 아니라 부품 공급망을 먼저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목차
가전 회사가 로봇 부품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인가?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은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 간담회에서 액추에이터 수주 현황을 공개했다. 액추에이터는 모터와 감속기, 구동보드(드라이브 PCB)를 결합해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세탁기 드럼을 돌리고 에어컨 압축기를 제어하던 기술이 로봇 팔다리를 움직이는 기술과 본질적으로 같다는 점이 LG전자의 출발점이다.
LG전자는 올해 초 로봇용 액추에이터 브랜드 LG 악시움(AXIUM)을 공개하고 사업화 준비에 들어갔다. 그룹 차원의 역할 분담도 정리됐다. 두뇌와 센서는 LG이노텍, 소재는 LG화학, 데이터는 LG CNS가 맡고, 관절에 해당하는 구동 부품은 제조 역량을 갖춘 LG전자가 담당하는 '원LG' 구도다.
LG Electronics is leveraging six decades of home appliance motor expertise to enter the humanoid robot actuator business, with group affiliates dividing roles across sensors, materials, data and hardware.
초고속 모터와 감속기, 무엇이 강점이고 무엇이 약점인가?
백 본부장은 10만RPM 이상 초고속 모터 기술력을 앞세워 경쟁사 대비 모터 크기를 30~40%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정리한 액추에이터 경쟁력은 고효율, 원가, 공간 절감 세 가지다. 로봇은 좁은 관절 공간에 힘을 밀어 넣어야 하는 구조여서, 같은 출력을 더 작은 부피로 내는 능력이 곧 설계 자유도로 이어진다.
약점도 숨기지 않았다. 감속기 기술은 아직 확보하지 못해 자체 개발과 외부 조달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감속기는 모터의 빠른 회전을 느리고 강한 힘으로 바꾸는 부품으로, 정밀도와 내구성 확보가 까다로워 진입장벽이 높다. 국내에서는 에스피지가 하모닉·사이클로이드·유성 감속기 3종 양산 체계를 갖춘 사실상 유일한 기업이며, 중국 리더드라이브 등이 글로벌 공급망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LG claims its 100,000 RPM-class motors cut actuator size by 30-40 percent, but it has yet to secure in-house reducer technology, a segment currently dominated by Chinese and a handful of Korean suppliers.
시장 규모와 경쟁 구도는 어떻게 형성돼 있나?
액추에이터가 로봇 재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다. 테슬라 옵티머스 기준으로 로봇 한 대에 약 30개가 들어간다. 시장조사기관들은 휴머노이드 로봇 액추에이터 시장이 2025년 약 2억9000만달러에서 2032년 169억7000만달러로 연평균 80%씩 성장할 것으로 본다. 휴머노이드 로봇 전체 시장 역시 2026년 54억1000만달러에서 2035년 502억7000만달러(연평균 28.1%)로 확대될 전망이다. 백 본부장이 액추에이터 시장의 30배 이상 성장을 언급한 배경이다.
주목할 점은 이 시장에 아직 표준 규격이 없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옵티머스용 자체 서플라이체인을 구축했고, 보스턴다이내믹스 출신 인력들이 스타트업으로 흩어지며 각자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파편화된 구조는 후발주자에게 오히려 진입 기회가 된다. 국내 경쟁도 뜨겁다. 삼성전자는 오준호 미래로봇추진단장 주도로 액추에이터 자체 개발에 착수했고, 삼성전기는 모터업체 투자를 통해 시장 진입을 검토 중이다. 현대모비스도 액추에이터 사업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The humanoid actuator market is projected to grow from roughly $290 million in 2025 to $16.97 billion by 2032, and the absence of industry standards leaves room for latecomers with strong component capabilities.
연내 첫 수주와 창원 라인, 무엇을 지켜봐야 하나?
가장 가까운 분기점은 10월이다. 백 본부장은 특정 빅테크와 생산 준비 상황을 포함한 구체적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주 확정 여부는 밝히지 않았지만 연내 가시적 성과를 예고한 셈이며, 2년 안에 성과를 내겠다는 시간표도 제시했다. 이를 뒷받침할 창원 사업장 전자동 액추에이터 양산 라인 구축도 연내 마무리된다.
로봇 사업은 LG전자가 그리는 AI홈 전략과 맞닿아 있다. 백 본부장은 개별 가전에 AI를 넣는 차원을 넘어 제품이 공간과 상황을 스스로 인지해 실행하는 상태를 제로 레이버 홈으로 정의하고, 로봇을 그 생태계의 마지막 정점으로 규정했다. IFA 2026에서 선보인 지휘 로봇 클로이드가 상징적 사례다. 세탁물을 꺼내 개는 것처럼 개별 가전만으로는 불가능한 작업을 로봇이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가정용 상용화에는 신중했다. 안전성 검증 문제로 산업 현장 적용이 먼저이며, 창원 등 자사 생산라인에 순차 적용 중이라는 설명이다. 회사는 피지컬 AI 수요 변곡점을 2030년으로 보고 있다.
October will be the key checkpoint, with production readiness talks underway and an automated actuator line in Changwon set for completion this year; LG sees physical AI demand inflecting around 2030.
부품 우선 전략은 LG전자에 어떤 의미인가?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LG전자가 휴머노이드 완성품 경쟁을 서두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로봇 시장의 화제는 대개 사람을 닮은 몸체와 보행 성능에 쏠리지만, 정작 돈이 도는 자리는 그 몸체를 움직이는 부품이다. 재료비의 60%가 관절에 몰려 있다는 사실은, 로봇 한 대가 팔릴 때마다 부품사가 가장 두꺼운 몫을 가져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완성품 브랜드 경쟁에서 뒤처지더라도 관절을 쥐면 시장 전체의 성장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다.
가전에서 넘어온 기술 자산이 그대로 쓰인다는 점도 이 선택의 설득력을 높인다. 모터 소형화와 구동 제어는 신규 투자로 단숨에 따라잡기 어려운 영역이고, 60년의 양산 경험은 수율과 원가로 환산된다. 반대로 감속기 공백은 뼈아프다. 이 부품은 정밀 가공 노하우가 축적돼야 하는 분야여서, 자체 개발과 외부 조달 병행이라는 절충안이 언제까지 유효할지가 관건이다. 중국 업체들이 가격과 물량으로 이미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조달 의존은 협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시험대는 10월이다. 수주 협의 단계와 실제 계약 사이에는 품질 검증, 가격 조율, 생산능력 실사라는 긴 관문이 놓여 있다. 창원 라인 구축이 연내 마무리된다는 사실은 회사가 이미 물량을 상정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히지만, 고객사가 확정되지 않은 설비 투자는 그만큼 부담도 크다. 삼성전자와 현대모비스가 같은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만큼, 첫 수주를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가 향후 몇 년의 판도를 가를 가능성이 높다.
LG's decision to compete on components rather than finished humanoids is a bet that value concentrates in joints, though its missing reducer technology and unconfirmed customers make the Changwon investment a calculated ri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