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오리, 앤트로픽 사이버 검증 프로그램 합류…오픈AI 이어 두 번째
티오리가 앤트로픽 사이버 검증 프로그램에 합류해 보안 특화 AI 접근 권한을 확보했다. 오픈AI 데이브레이크에 이어 두 번째로, AI 모의해킹 진트의 공격 경로 검증 엔진을 고도화한다.
티오리는 왜 앤트로픽의 사이버 검증 프로그램까지 들어갔나?
오펜시브 보안 기업 티오리가 앤트로픽의 사이버 검증 프로그램(CVP)에 참여 기업으로 합류했습니다. 자격 심사를 통과한 조직만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악성코드 분석과 취약점 탐지, 공격 경로 검증 같은 고난도 보안 연구에 쓰이는 고급 사이버 보안 AI를 쓸 수 있게 됩니다. 티오리는 앞서 오픈AI의 사이버 방어 프로그램 데이브레이크(Daybreak) 참여 승인도 받은 상태입니다. 프런티어 모델을 만드는 두 회사의 보안 전용 통로를 모두 확보한 한국 기업이 나온 셈입니다.

목차
보안 AI는 왜 아무나 못 쓰게 막아두는가?
사이버 보안은 본질적으로 이중 용도 기술입니다. 취약점을 찾아내는 능력은 그대로 침입에 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앤트로픽은 일반 공개 모델에 보수적인 사이버 안전장치를 걸어 대부분의 공격성 보안 작업을 기본 차단합니다. 문제는 이 장벽이 실제 방어자의 손발까지 묶는다는 점입니다. 모의해킹 업체가 고객사 허락을 받고 침투 테스트를 돌리려 해도 모델이 거부하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CVP는 이 모순을 풀기 위한 장치로 신원과 용도를 검증한 조직에만 안전장치를 완화한 접근 권한을 내주는 구조입니다.
Cybersecurity is inherently dual-use, so Anthropic blocks most offensive work by default on its public models. CVP exists to unblock verified defenders without opening the same door to attackers.
티오리는 이 권한으로 무엇을 바꾸려 하는가?
티오리의 목표는 자사 AI 모의해킹 플랫폼 진트(Xint)의 엔진 고도화입니다. 특히 오펜시브 보안 탐지와 공격 경로 검증 부분에 AI 에이전트의 추론 역량을 붙입니다. 소스코드와 바이너리 분석, 실서비스 환경 침투 테스트가 적용 대상입니다. 핵심 지표는 두 가지로 오탐을 줄이는 것과 실제로 악용 가능한 고위험 취약점을 찾는 속도를 앞당기는 것입니다. 박세준 티오리 대표는 세계적인 AI 기술을 폭넓은 보안 연구에 활용할 중요한 기회라고 설명하면서 공격자보다 먼저 위협에 대응하도록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모의해킹 업계에서 오탐은 단순한 품질 문제가 아닙니다. 보안팀이 수백 건의 가짜 경고를 걸러내는 데 시간을 쓰면 진짜 침입 경로는 그만큼 오래 열려 있게 됩니다.
Theori will apply the access to Xint's offensive detection and attack-path verification engines, targeting fewer false positives and faster discovery of exploitable flaws.
숫자로 보면 이 시장은 어디까지 왔나?
앤트로픽은 10월 6일 CVP를 방어 접근과 레드팀 접근, 특수 접근의 3단계 구조로 확대 개편했습니다. 항공과 전력망, 통신망처럼 생명 안전에 직결된 시스템을 다루는 특수 접근은 미국 정부와 함께 심사합니다. 성과도 공개됐습니다. 선행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글래스윙에서는 2026년 4월부터 7월까지 검증된 소프트웨어 취약점 12만9000건 이상을 찾아냈고 이 가운데 3만3000건 이상이 중대 또는 높은 심각도로 분류됐습니다. 오픈AI 데이브레이크는 액센추어와 IBM, 팔로알토네트웍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등을 파트너로 묶어 비슷한 통로를 만들었습니다. 시장 쪽 수치도 뚜렷합니다. 자율형 AI 침투테스트 시장은 2025년 28억달러에서 2034년 97억달러로 연평균 16% 성장이 전망됩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2026년 위협 보고서에서 AI를 동원한 공격이 89% 늘고 침입 후 내부 확산까지 걸리는 평균 시간이 29분으로 줄었다고 집계했습니다.
Anthropic restructured CVP into three tiers on October 6. Project Glasswing surfaced over 129,000 verified vulnerabilities between April and July 2026, more than 33,000 of them critical or high.
공격 속도가 방어 주기를 앞지르면 무슨 일이 벌어지나?
티오리가 지난 15일 발간한 백서는 이 질문에 구체적인 장면을 제시합니다. AI 보안 도구 아르텍스(ARTEX)를 분석한 결과 연계된 스캐너가 20분 동안 3만2000여건의 요청을 쏟아내 대상 서비스 가용성까지 흔들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안전장치 검증 실험입니다. 단순 취약점 점검 과정에서 실험용 데이터가 실제로 삭제됐고 LLM 기반 안전장치를 켜도 이를 막지 못했습니다. 공격 주기가 분 단위로 줄어드는 환경에서 분기마다 한 번 돌리는 정기 점검은 사실상 무방비에 가깝습니다. 티오리가 우리금융그룹에 진트 웹을 공급해 국내 금융그룹 최초의 상시 모의해킹 체계를 가동한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자율 AI 애플리케이션 보안 연구 사업자로 선정된 이력 역시 같은 흐름 위에 있습니다. 제안 과정에서 암호화 메신저 시그널의 안드로이드 버전을 1시간 분석해 취약점 3건을 찾아낸 사례가 평가에 반영됐습니다.
Theori's whitepaper documented an AI tool firing 32,000 requests in 20 minutes and deleting live test data despite LLM safeguards, making continuous testing the only realistic defense posture.
보안 AI 접근권은 왜 새로운 진입장벽이 되는가?
이번 합류를 단순한 제휴 소식으로 읽으면 핵심을 놓칩니다. 프런티어 모델을 만드는 회사가 자사 모델의 공격성 기능을 기본 차단한 뒤 심사를 통과한 조직에만 빗장을 푸는 구조는 보안 업계에 새로운 층위를 만들어냅니다. 같은 모델을 쓰더라도 누가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가 기업마다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권한을 받은 쪽은 바이너리 역분석과 실환경 침투 테스트처럼 그동안 모델이 거부하던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고 권한이 없는 쪽은 사람의 손으로 같은 일을 반복해야 합니다. 도구의 성능 차이가 아니라 접근 자격의 차이가 경쟁력을 가르는 국면입니다.
티오리가 오픈AI와 앤트로픽 양쪽 통로를 모두 확보했다는 점도 그래서 의미가 있습니다. 보안 제품에서 특정 모델 의존은 그 자체로 위험 요소입니다. 모델 정책이 바뀌거나 안전장치가 조여지면 제품 성능이 하루아침에 흔들립니다. 두 곳을 동시에 확보하면 모델을 갈아끼워도 진단 품질을 유지할 여지가 생깁니다. 진트가 특정 AI 모델에 종속되지 않는 일관된 진단 성능을 내세워 온 맥락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다만 낙관만 할 일은 아닙니다. 티오리가 직접 백서로 보여줬듯 AI 보안 도구는 점검 과정에서 실제 데이터를 지워버릴 수도 있는 물건입니다. LLM 안전장치를 켜도 막히지 않았다는 실험 결과는 방어 쪽 도구 역시 통제받아야 할 대상임을 보여줍니다. 결국 관건은 더 센 AI를 손에 넣는 것이 아니라 그 AI를 어디까지 풀어둘지를 조직이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느냐입니다. 앤트로픽이 접근 권한을 세 단계로 쪼개고 생명 안전 시스템은 정부와 함께 심사하기로 한 것도 같은 고민의 결과로 보입니다. 한국 기업이 그 설계 테이블에 앉았다는 사실이 이번 소식에서 가장 오래 남을 대목입니다.
Access tiers, not raw model power, are becoming the real competitive line in security. Theori holding both OpenAI and Anthropic channels hedges against single-model dependency, but its own whitepaper shows these tools still need gover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