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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탐사

대형마트 새벽배송 7개월 공회전, 15조 시장 빗장은 왜 안 풀리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발의 7개월째 국회에 묶였다. 15조 새벽배송 시장을 둘러싼 대형마트·소상공인·마트노조의 3자 충돌과 야간노동 규제 엇박자를 짚었다.

대형마트 새벽배송, 왜 7개월째 국회에서 멈춰 있나?

2026년 2월 발의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대형마트가 자기 점포를 새벽배송 거점으로 쓰지 못하게 막은 2012년 규제를 풀자는 내용이다. 그 사이 쿠팡·컬리·SSG닷컴은 15조원 규모 새벽배송 시장의 약 80%를 차지했다. 소상공인은 골목상권 붕괴를, 마트 노조는 심야 노동 확대를 이유로 반대한다. 규제 완화와 야간노동 규제라는 두 정책이 정면으로 엇갈리면서 논의는 공회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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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4년 전 만든 규제가 왜 지금 문제가 됐나?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에 월 2회 의무휴업을 부과하고,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제한한다. 2012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지키려고 도입한 장치다. 문제는 이 조항이 점포의 영업시간을 묶으면서 결과적으로 온라인 주문 처리까지 함께 묶었다는 데 있다. 마트가 셔터를 내린 시간에 전국 점포는 물류거점으로 전환될 수 있었지만 법이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 14년 동안 유통시장의 무게중심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규제를 받지 않는 이커머스는 익일배송과 새벽배송 인프라를 깔았고, 전국에 이미 점포망을 갖춘 대형마트는 출발선에조차 서지 못했다. 규제의 보호 대상이던 골목상권 역시 대형마트가 아니라 플랫폼에 잠식당했다.

A 2012 rule that froze large marts' overnight operating hours also froze their online fulfillment, letting unregulated e-commerce platforms capture the dawn delivery market.

법안을 막아선 세 갈래 반대는 무엇인가?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6년 2월 5일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오프라인 영업 규제는 유지하되 전자상거래를 위한 포장·반출·배송에는 시간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 예외조항을 담았다. 김 의원은 거대 플랫폼의 독주 속에 국내 유통사만 역차별받는 구조를 끝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법안은 발의 직후부터 세 방향의 반대에 부딪혔다.

첫째는 마트 노동자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는 새벽배송 물량을 집품·포장할 누군가의 노동이 필요하다며, 인력을 줄여온 마트들이 결국 기존 인력의 노동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본다. 둘째는 소상공인이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대형마트 규제 완화를 "불난 집 앞에서 대기업 고속도로부터 넓혀주는 것"에 비유했고, 한국마트협회는 대형마트와 쿠팡의 경쟁이 과열되면 "새우 등이 더 빨리 터진다"고 경고한다. 셋째는 정책 충돌이다. 박홍배 의원이 2026년 8월 21일 발의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야간작업을 하루 10시간·월 12회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았다. 한쪽에서는 심야 노동을 늘리는 빗장을 풀고, 다른 쪽에서는 심야 노동 자체를 줄이자고 한다.

Three fronts stalled the bill: mart unions fearing heavier night shifts, small merchants fearing market capture, and a competing bill that would cap night work at 10 hours a day.

숫자가 말해주는 시장의 실제 판도는?

국내 새벽배송 시장은 2020년 2조5000억원에서 2023년 11조9000억원을 거쳐 현재 약 15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시장의 약 80%를 쿠팡·컬리·SSG닷컴 세 곳이 나눠 갖고 있다. 규제의 빈틈을 뚫은 사례가 없지는 않다. 이마트 SSG닷컴은 점포가 아닌 별도 물류센터 '네오센터'를 지어 새벽배송을 운영하는데, 하나증권 분석 기준 약 6조원 거래액의 8%가 여기서 나온다. 점포를 쓰지 못하니 수천억원대 물류센터를 따로 지어야 가능한 우회로다.

오프라인 쪽 숫자는 더 무겁다. 홈플러스는 2025년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2026년 5월 10일부터 37개 점포가 영업을 중단해 3500명이 고용 위기에 놓였다. 폐점 점포 중 21곳이 수도권에 몰렸다. 서울회생법원은 2026년 7월 3일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반대편에는 야간노동의 건강 비용이 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2007년 야간 교대 노동을 2A군 발암 추정 요인으로 분류했다. 새벽배송이 만드는 편의의 반대편에 계산되지 않은 장부가 있다는 뜻이다.

The dawn delivery market has grown from 2.5 trillion won in 2020 to about 15 trillion won today, with three platforms holding roughly 80% while Homeplus shut 37 stores and lost its rehabilitation case.

연내 처리는 가능한가, 무엇이 남았나?

정부가 검토 중인 상생안은 상생기금 조성, 일부 품목 판매 제한, 기업형 슈퍼마켓 출점 제한, 온누리상품권 확대, 공공앱 퀵커머스 지원, 소상공인 대상 도매가 판매 등이다. 그런데 이 카드들에는 유통업계가 난색을 표하고, 소상공인 단체는 상생안 이전에 입법 자체를 철회하라고 요구한다. 신선식품 배송만 제한하는 절충안도 거론됐지만 양쪽 모두 만족시키지 못했다.

조정의 기준이 될 정부 계획은 비어 있다. 산업통상부 장관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5년마다 유통산업발전기본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2019년 제5차 계획(2019~2023) 이후 6차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3년 넘게 중장기 좌표 없이 개별 법안만 다투는 구조다. 국회 안에서는 연내 처리가 불투명하다는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 이 사안의 본질은 마트에 새벽 시간을 열어줄 것이냐가 아니라, 온라인으로 재편된 유통구조에서 누가 밤을 책임질 것이냐다.

With the government's five-year retail plan overdue since 2023 and no agreed compensation package, passage within 2026 looks increasingly doubtful.

자주 묻는 질문

Q. 지금도 대형마트 브랜드의 새벽배송을 받을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다만 점포가 아닌 별도 물류센터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이마트 SSG닷컴은 네오센터라는 전용 물류센터를 지어 새벽배송을 운영합니다. 현행법이 제한하는 것은 점포의 영업시간이지 물류센터 운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Q. 개정안이 통과되면 소비자에게 무엇이 달라지나요? 이마트·롯데마트 등이 전국 점포를 거점으로 새벽배송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도심 점포망을 쓰는 만큼 배송 가능 지역이 지방까지 넓어질 수 있고, 플랫폼 3사 중심의 시장에 경쟁자가 늘어나는 효과가 예상됩니다.
Q. 마트 노조는 왜 임금이 오르는 야간 근무에 반대하나요? 신규 채용 없이 기존 인력에 야간 업무가 얹힐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대형마트는 최근 인력을 줄여왔습니다. 국제암연구소가 야간 교대 노동을 2A군 발암 추정 요인으로 분류한 점도 근거로 제시됩니다.
Q. 의무휴업일 규제도 함께 바뀌나요? 김동아 의원 발의안은 오프라인 규제를 그대로 두고 온라인 배송만 예외로 하는 구조입니다. 다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꾸는 방안이 함께 거론되고 있어 최종 형태는 유동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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