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씨텍, 앱솔릭스에 유리기판용 CMP 첫 공급
케이씨텍이 SKC 자회사 앱솔릭스에 반도체 유리기판용 CMP 장비와 슬러리를 처음 단독 공급한다. 이르면 4분기 출하로 차세대 패키징 시장에 진입한다.
케이씨텍이 유리기판 CMP 시장에 처음 들어간 이유는?
케이씨텍이 SKC 자회사 앱솔릭스에 반도체 유리기판용 화학기계연마(CMP) 장비와 슬러리를 단독 공급한다. 케이씨텍이 유리기판용 CMP 장비·슬러리 시장에 발을 들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르면 올해 4분기부터 공급이 시작될 예정으로, 실리콘 웨이퍼에 머물던 CMP 사업이 차세대 패키징 기판으로 넓어진다는 신호다. 장비 가격은 대당 70억~80억원 수준으로 반도체 전공정 하이엔드 CMP와 맞먹는다.

목차
유리기판은 왜 반도체 업계의 판을 바꾸나?
유리기판은 기존 유기계 패키지 기판보다 열팽창이 적고 대형화와 미세 배선 구현에 유리하다. 그만큼 AI 가속기와 고성능컴퓨팅(HPC) 반도체용 차세대 패키지 기판으로 주목받는다. 앱솔릭스는 SKC가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와 손잡고 조지아주에 세운 유리기판 전문 자회사로, 세계 최초 전용 양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현재 AMD·아마존(AWS)·인텔 등과 품질 인증 절차를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 구도도 뜨겁다. 인텔은 이르면 2026년 유리기판 양산을 예고했고, 삼성전기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유리관통전극(TGV) 가공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LG이노텍도 구미에 시범라인을 구축하며 뒤를 쫓는다. 소재·장비 국산화가 관건인 시장에서 케이씨텍의 진입은 국내 밸류체인의 빈틈을 메우는 움직임이다.
Glass substrates offer lower thermal expansion and finer wiring than organic ones, making them the next-generation packaging bet for AI and HPC chips, with Intel, Samsung, and SKC's Absolics all racing toward mass production.
CMP 공정이 유리기판 수율의 열쇠인 까닭은?
CMP는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슬러리와 연마패드로 기판 표면을 평탄하게 다듬는 공정이다. 앱솔릭스는 초기 개발 단계에서는 별도의 반도체급 CMP 공정 없이 가공·에칭·연마 방식으로 라인을 구성했다. 그러나 제품 사양이 높아지고 미세 배선과 유리관통전극(TGV) 공정에서 요구되는 평탄도 수준이 올라가면서 CMP 공정을 추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TGV는 유리에 미세한 구멍을 뚫고 구리 등 금속을 채워 기판 상하부를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도금 과정에서 기판 표면에 불필요한 구리가 남거나 TGV 주변에 단차가 생기기 쉬운데, 에칭만으로는 기판 전체 높이를 정밀하게 맞추기 어렵다. CMP를 적용하면 유리와 구리 표면의 단차를 정밀하게 줄일 수 있고, 이 평탄도 관리가 곧 수율과 직결된다. 케이씨텍이 유리기판용 CMP를 뚫었다는 것은 단순 부품 수주를 넘어 차세대 공정의 핵심 길목을 잡았다는 의미다.
Absolics added a semiconductor-grade CMP step as flatness demands rose for fine wiring and through-glass-via processes, since CMP precisely reduces the copper-to-glass step height that directly determines yield.
숫자로 보면 이번 공급은 얼마나 큰가?
이번에 앱솔릭스에 들어가는 유리기판용 CMP 장비 가격은 대당 70억~8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대면적 유리 패널에서 높은 평탄도를 확보해야 하는 만큼 장비 사양과 가격 모두 높다. 케이씨텍은 지난 4월 첨단 패키징 콘퍼런스에서 510×515㎜ 유리기판용 CMP 장비 개발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슬러리 매출의 성격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장비는 라인 구축 시점에 매출이 잡히지만, 슬러리는 생산량에 따라 지속적으로 소모된다. 앱솔릭스 생산량이 늘수록 소재 매출도 함께 커지는 구조다. 케이씨텍은 국내에서 CMP 장비와 슬러리를 모두 자체 공급하는 몇 안 되는 업체로, 매출의 90% 이상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나온다. 회사는 2026년 1분기 매출 1561억원, 영업이익 34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1%, 344% 늘며 실적 반등을 이어가고 있다.
The glass-substrate CMP tool costs 7-8 billion won per unit, and unlike one-time equipment sales, slurry generates recurring revenue that scales with Absolics' output; KC Tech's Q1 2026 revenue jumped 101% year-on-year.
케이씨텍의 다음 승부처는 어디인가?
케이씨텍은 앱솔릭스를 넘어 글로벌 패널레벨 패키징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브로드컴과 대만 파워텍(PTI)이 싱가포르에 세우는 4억달러 규모 패널레벨 패키징 합작사에도 CMP 장비 공급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합작사는 AI 반도체용 팬아웃 패널레벨 패키징(FOPLP)을 겨냥하는데, 여기서도 평탄화 공정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다.
관건은 유리기판 양산의 실제 개화 시점이다. SKC는 고객사 요구 변화로 추가 검증 항목이 생기면서 양산 일정과 내부 전략을 조정한 바 있고, 삼성전기 역시 투자 일정이 밀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리의 깨짐 문제 등 기술 난제를 넘어 양산 수율이 확보되는 순간, CMP 장비·소재를 함께 쥔 케이씨텍의 수혜 폭은 더 넓어질 전망이다.
KC Tech is also courting Broadcom and PTI's $400 million Singapore panel-level packaging venture, and once glass-substrate yields stabilize, its dual grip on both CMP tools and slurry could widen its upside across the supply chain.
이번 수주가 국내 소부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이번 케이씨텍의 유리기판 CMP 수주는 단일 계약의 규모보다 상징성이 더 크게 읽힌다. 유리기판은 아직 양산 초입에 있는 미완의 시장이다. 그런데도 앱솔릭스가 초기 라인 설계를 바꿔가며 반도체급 CMP 공정을 새로 끼워 넣었다는 점은, 유리기판이 실험실 수준을 넘어 실제 제품 사양을 요구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정이 정교해질수록 소재·장비 기업에는 새로운 진입 기회가 열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케이씨텍이 장비와 슬러리를 함께 쥐고 있다는 점은 이 회사만의 독특한 무기다. 장비 매출은 라인이 깔리는 순간 일회성으로 끝나지만, 슬러리는 앱솔릭스가 유리기판을 찍어내는 한 계속 소모된다. 즉 이번 계약은 초기 매출 규모보다 양산이 본격화됐을 때의 반복 매출 잠재력에서 진짜 가치를 따져야 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의존도가 90%를 넘는 매출 구조에 첨단 패키징이라는 새 축이 더해진다는 점도 중장기적으로 의미가 있다.
다만 낙관만 할 상황은 아니다. SKC의 양산 일정 조정, 삼성전기의 투자 지연 관측에서 보듯 유리기판은 여전히 깨짐과 수율이라는 기술 장벽 앞에 서 있다. 케이씨텍의 실적이 유리기판 테마의 부침에 휩쓸릴 위험도 그만큼 크다. 그럼에도 소재·장비를 동시에 국산화한 몇 안 되는 기업이 차세대 공정의 길목을 선점했다는 사실은,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저변이 한층 두꺼워지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만하다.
Beyond its headline value, this deal signals that glass substrates are maturing toward real product specs, and KC Tech's rare dual grip on both CMP tools and recurring slurry sales positions it well once mass production scales — even as brittleness and yield hurdles keep the theme volat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