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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최명희문학관 2년째 휴관, 저작권 갈등의 전말

전주 한옥마을 핵심 문화거점 최명희문학관이 위탁 갈등과 저작권 분쟁으로 2년 가까이 휴관 중이다. 명도소송 1·2심 판결과 유족 반발을 짚는다.

전주 최명희문학관은 왜 2년 가까이 문을 닫았나?

연간 1000만명이 찾는 전주 한옥마을 한복판, 대하소설 『혼불』의 작가 최명희를 기린 최명희문학관이 2024년 1월부터 굳게 잠겼다. 위탁 운영자가 바뀐 뒤 전주시와 유족이 협약 위반과 저작권을 놓고 정면충돌한 결과다. 명도 소송은 1·2심 모두 전주시가 이겼지만, 유족은 대법원에 상고하며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지역 문화 거점 하나가 통째로 멈춰 선 이 사건은 공공 문학관 운영의 구조적 물음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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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최명희문학관은 어떤 곳이었나?

최명희문학관은 2006년 4월, 전주시가 작가 최명희(1947~1998)의 생가 인근 폐가를 사들여 지하 1층·지상 1층 한옥으로 지은 전주 최초의 문학관이다. 최명희는 1980년부터 17년에 걸쳐 대하소설 『혼불』을 완성했고, 전주를 '꽃심을 지닌 땅'이라 표현하며 지역의 정신적 상징이 됐다.

개관 이후 해마다 30만명이 다녀갈 만큼 한옥마을의 핵심 문화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경기전 동문 맞은편 골목의 이 공간은 관광 동선의 일부이자 지역 문학 교육의 무대였다. 그러나 지금은 '임시 휴관' 안내문만 붙은 채 적막에 잠겨 있다.

Opened in 2006 to honor novelist Choi Myung-hee and her epic "Honbul," the museum drew 300,000 visitors a year before falling silent.

갈등은 어디서 시작됐나?

발단은 2024년 1월, 위탁 운영자가 혼불기념사업회에서 최 작가 유족 5명으로 구성된 최명희기념사업회로 바뀌면서다. 애초 2026년까지 3년간 운영하기로 했지만, 전주시는 2024년 12월 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사업계획서에 명시된 연구·전시·공연 행사를 한 건도 수행하지 않았고, 직원 집단 퇴사로 정원이 미달됐으며, 정산서도 내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사업회는 "저작권 문제가 풀릴 때까지 건물을 넘길 수 없다"며 퇴거를 거부했다. 최 작가의 친동생인 최용범 관장은 "문학관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저작권과 결합된 공간"이라며 전주시가 수십 년간 작가의 작품과 '꽃심' 같은 표현을 유족 허락 없이 시정 슬로건 등에 써왔다고 맞섰다. 전주시는 부실 운영을, 유족은 저작권 침해를 사태의 본질로 규정하며 시각이 정면으로 갈렸다.

The dispute erupted when management shifted to the author's bereaved family, who refused to vacate over copyright claims while the city cited a failure to run any programs.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나?

전주시는 사업회를 상대로 문학관 건물 명도 소송을 냈다. 2024년 10월 1심 법원은 전주시의 손을 들어 건물 인도와 부당 집행된 위탁금 잔액 3000여만원 반환을 명령했고, 가집행까지 허용했다. 지난달 항소심에서도 전주시가 승소했으며, 유족 측이 낸 저작권 사용료·관장 보수 관련 1억2000만원 규모 반소는 각하됐다.

법원은 "위탁 협약 해지는 적법하며, 저작권 분쟁과 건물 인도 의무는 별개 문제"라고 판시했다. 유족 측 요구를 놓고 보면 규모가 만만치 않다.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유족은 연간 5000만원의 저작권료를 요구했고, 저작권 보호 기간(사망 후 70년)을 고려하면 전주시가 운영을 이어갈 경우 2068년까지 작가의 이름·사진·작품 사용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위탁 해지 이후 사업회가 통장 잔액 약 2348만원을 사용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관리 책임 논란도 불거졌다.

Courts sided with Jeonju City in both trials, ruling the contract termination lawful, while the family's counterclaim of 120 million won was dismissed.

앞으로 어떻게 될까?

사업회가 항소심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법적 다툼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최종 판결이 나더라도 저작권 사용료 협상이라는 숙제는 그대로 남는다. 시가 작가의 이름과 작품을 계속 쓰려면 유족과의 합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개별 문학관을 넘어 공공 문화시설 위탁 운영의 구조적 약점을 드러낸다. 작가의 유족이 운영과 저작권을 함께 쥐면서 견제 장치가 흐려졌고, 위탁금 관리와 사후 감독도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탁 제도와 저작권 관리, 나아가 '전주문학관'으로의 전환까지 아우르는 근본적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Even after the top court rules, the city must still negotiate licensing fees with the family, exposing structural gaps in how public cultural venues are outsourced.

이 사건이 남긴 진짜 질문은 무엇인가?

최명희문학관 사태는 겉으로는 위탁금 정산과 명도 다툼처럼 보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한국 지역 문화 행정이 오랫동안 미뤄온 숙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나는 '누가 작가의 유산을 관리할 자격이 있는가'라는 물음이고, 다른 하나는 '공공이 세운 문화 공간에서 저작권과 운영권이 한데 묶일 때 벌어지는 이해충돌'이다. 유족이 작가의 삶과 작품을 가장 잘 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운영 주체와 저작권 권리자가 동일해지는 순간, 시가 요구하는 성과 관리와 감독은 힘을 잃기 쉽다. 이번에 사업계획 미이행과 정산서 미제출이 반복됐는데도 제동이 늦었던 배경에는 이런 구조적 맹점이 있다.

동시에 전주시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작가의 이름과 '꽃심' 같은 표현을 수십 년간 시정에 활용해온 것이 사실이라면, 저작권 문제를 문학관 개관 초기부터 명확히 정리했어야 했다. 갈등이 폭발한 뒤에야 협상 테이블을 차리는 방식은 결국 시민이 문화 공간을 잃는 결과로 돌아온다. 연간 1000만명이 찾는 한옥마을에서 30만명이 다녀가던 문학관이 2년째 닫혀 있다는 사실 자체가 행정의 실패를 웅변한다.

결국 이 사건은 '누가 이기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문을 다시 여느냐'의 문제로 읽혀야 한다. 대법원 판결이 어느 쪽 손을 들든, 저작권 사용료 협상과 운영 주체 재설정이라는 과제는 그대로 남는다. 전국의 수많은 인물 기념 문학관이 비슷한 지뢰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전주의 사례는 하나의 경고이자 표준을 세울 기회이기도 하다.

Beyond who wins in court, the real question is how to reopen the museum — a test case for the many author-memorial venues across Korea facing the same tangle of ownership and licensing.

자주 묻는 질문

Q. 최명희문학관은 지금 관람할 수 있나요? 아니요. 2024년 1월부터 '임시 휴관' 상태로, 2년 가까이 정상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Q. 왜 전주시와 유족이 다투게 됐나요? 2024년 위탁 운영자가 유족 측 최명희기념사업회로 바뀐 뒤, 전주시는 사업계획 미이행·정산서 미제출 등 협약 위반을 이유로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유족은 저작권 침해를 본질로 보고 퇴거를 거부했습니다.
Q. 법원 판결은 어떻게 나왔나요? 1심과 항소심 모두 전주시가 승소해 건물 인도와 위탁금 반환이 인정됐고, 유족 측 반소는 각하됐습니다. 유족은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Q. 저작권료는 얼마가 걸린 문제인가요? 지역 언론에 따르면 유족은 연간 5000만원의 저작권료를 요구했으며, 저작권 보호 기간이 2068년까지여서 시의 부담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 쟁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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