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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DDR5 모듈 증산 전량 외주…HBM에 라인 몰아준다

삼성전자가 DDR5 모듈과 SSD 증산 물량을 전량 외주로 돌린다. 천안·온양 라인을 HBM 중심 첨단 패키징으로 재배치하고, 드림텍·한양디지텍·SFA반도체가 인도와 베트남, 필리핀에서 생산을 맡는다.

삼성전자는 왜 DDR5 모듈을 직접 만들지 않기로 했나?

삼성전자가 PC·서버용 DDR5 메모리 모듈과 SSD의 증산 물량을 자체 라인이 아닌 외주 협력사에 전량 맡기기로 했다. 천안·온양 후공정 공장의 공간과 설비를 HBM 중심 첨단 패키징으로 재배치하면서 범용 제품을 넣을 자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조립·테스트 외주(OSAT) 협력사인 드림텍, 한양디지텍, SFA반도체는 각각 인도와 베트남, 필리핀에서 생산라인을 넓히고 있다.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생산 지도를 다시 그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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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후공정 공간은 왜 갑자기 부족해졌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폭발하면서 메모리 제조사의 후공정 라인은 HBM에 최우선 배정되고 있다. HBM은 D램 다이를 12단, 16단으로 쌓아 올리는 공정이라 장비도 크고 클린룸 면적도 많이 잡아먹는다. 삼성전자는 이달 충남 아산 온양캠퍼스에 6조원 규모 HBM 신규 공장을 착공하지만 완공까지는 수년이 걸린다. 그 사이의 공백을 메우려면 기존 라인의 용도를 바꾸는 수밖에 없다.

문제는 범용 메모리 수요도 동시에 뛰고 있다는 점이다. 서버 교체 수요와 AI PC 보급이 겹치면서 DDR5 모듈과 SSD 주문이 밀려드는데, 정작 이를 조립할 국내 공간이 남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자체 증설 대신 외주 확대라는 답을 고른 이유다.

Samsung is converting domestic back-end lines to HBM-focused advanced packaging, leaving no room for commodity modules. It chose outsourcing over building new capacity.

외주로 돌린 물량은 누가 받아 가나?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부터 협력사에 DDR5 범용 모듈과 SSD 라인 투자를 늘려달라고 요청했고, 올해는 기존 계획을 앞당기는 조기 증설까지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드림텍은 지난 6월 인도 노이다 제1공장의 스마트폰 기판 조립(PBA) 라인을 메모리 모듈 대규모 라인으로 개조하는 설비 투자를 가결했고, 이달 공사를 마쳤다. 최종적으로 연간 5000만개 이상의 생산능력을 목표로 한다.

한양디지텍은 베트남 모듈 공장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쪽을 택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신규 기계장치 도입과 공정 자동화에 약 315억원을 투입했다. SFA반도체는 삼성전자 온양캠퍼스에서 쓰던 DDR5 테스트·모듈 조립 장비를 필리핀 공장으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오는 11월 1단계, 내년 2분기 2단계 가동에 들어간다.

DDR5 모듈 조립은 인쇄회로기판 위에 이미 패키징을 마친 D램·낸드 칩과 수동소자를 실장하는 공정이다. HBM의 적층·본딩에 비해 난도가 낮아 외주로도 품질을 맞추기 쉽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넘겨도 부담이 적은 영역부터 정리한 셈이다.

Dreamtech is converting an Indian plant for module lines, Hanyang Digitech is automating in Vietnam, and SFA Semicon is moving Onyang test equipment to the Philippines.

숫자로 보면 이 전환은 얼마나 큰가?

온양 HBM 신규 공장의 투자 규모는 6조원, 부지 면적은 38만9825제곱미터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가운데 첫 착공 사례로 꼽힌다. 베트남 타이응우옌성에 짓는 15억달러(약 2조330억원) 규모 후공정 공장은 2027년 11월 가동을 목표로 하는데, 이곳은 DDR4와 LPDDR4, 낸드플래시, UFS 같은 구형 메모리의 테스트만 전담한다. DDR5 모듈 증산과는 애초에 겹치지 않는 시설이다.

외주 확대는 협력사 실적에 곧바로 반영되고 있다. 증권가는 SFA반도체 필리핀 법인의 내년 매출을 5520억원, 국내 법인을 3360억원으로 전망하며 각각 45.3퍼센트, 90.6퍼센트 증가를 예상했다. 대만 메모리 OSAT들은 설비 가동률이 포화에 이르자 테스트·패키징 단가를 최대 30퍼센트 올렸다.

수요 쪽 압력도 만만치 않다. 가트너는 D램과 SSD 가격이 올해 말까지 합산 130퍼센트 오를 것으로 내다봤고, PC 기준 메모리 원가 비중은 지난해 16퍼센트에서 올해 23퍼센트까지 뛸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말까지 HBM 생산능력을 월 25만장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인데, 현재 17만장 대비 약 47퍼센트 늘어나는 규모다.

A 6 trillion won HBM fab broke ground in Onyang, while OSAT partners see revenue jump up to 90 percent and Taiwanese peers raise test prices by 30 percent.

이 구조는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단기적으로 외주 확대는 삼성전자와 협력사 모두에게 유리한 거래다. 삼성전자는 부가가치가 높은 HBM에 자원을 집중하고, 오랫동안 저수익에 시달리던 국내 OSAT 업계는 물량과 단가를 동시에 회복한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이유로 후공정 외주 비중을 늘리고 있어, 업계 전반이 첨단 패키징은 내부에 두고 범용은 밖으로 돌리는 이원 구조로 수렴하는 흐름이다.

다만 범용 모듈 생산이 인도와 베트남, 필리핀으로 흩어지면서 공급망 관리 난도는 올라간다. 품질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 속도, 각국 전력·인력 사정, 관세 정책 변화가 모두 변수다. 메모리 사이클이 꺾여 범용 수요가 줄면 협력사가 먼저 충격을 흡수하게 되는 구조라는 점도 짚어둘 대목이다.

Outsourcing benefits both sides for now, but scattering module output across India, Vietnam and the Philippines raises supply chain risk when the cycle turns.

외주 확대는 효율일까, 위험의 이전일까?

이번 결정을 단순한 생산 효율화로만 읽으면 절반만 본 것이다. 삼성전자가 넘긴 것은 공정만이 아니라 수요 변동성이기도 하다. 범용 메모리는 사이클을 가장 먼저, 가장 크게 타는 품목이다. 호황에는 주문이 몰리지만 꺾이는 순간 가동률이 급락한다. 그 변동을 자체 라인이 아니라 협력사의 설비 투자로 받아내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드림텍이 인도 공장 증설 완료 시점을 2027년에서 올해 9월로 앞당기고, 한양디지텍이 상반기에만 315억원을 집행한 것은 모두 삼성전자의 요청에서 출발했다. 물량 보장이 문서로 남지 않는 업계 관행을 감안하면 협력사가 짊어진 위험은 결코 작지 않다.

그럼에도 협력사들이 투자를 서두르는 이유는 분명하다. 지난 수년간 국내 OSAT 업계는 단가 압박과 저가동률로 적자를 오갔다. 지금은 대만 업체들이 단가를 30퍼센트 올릴 만큼 수급이 타이트하고, 이런 협상력은 좀처럼 오지 않는다. 설비를 미리 깔아둔 곳만 물량을 받는 구조라면 망설이는 쪽이 더 손해다.

주목할 대목은 생산 거점의 이동 방향이다. 인도와 베트남, 필리핀은 인건비만 보고 고른 곳이 아니다. 인도는 자국 반도체 육성 정책과 거대한 내수 시장을, 베트남은 이미 완성된 삼성 생산단지의 집적 효과를, 필리핀은 수십 년간 축적된 테스트 인력을 각각 제공한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 흔들리는 국면에서 생산지를 분산해두는 것 자체가 보험이기도 하다. 한국은 HBM과 첨단 패키징 같은 고난도 공정만 남기는 방향으로 좁혀진다.

관건은 이 분업이 얼마나 촘촘하게 관리되느냐다. 모듈 한 장의 불량은 서버 랙 전체의 신뢰성 문제로 번진다. 국내 라인에서라면 당일 대응이 가능했을 이슈가 세 나라에 흩어진 공장에서는 며칠이 걸릴 수 있다. 삼성전자가 장비를 그대로 이관하고 공정을 표준화하는 데 공을 들이는 이유다. 효율을 얻는 대신 관리 비용을 지불하는 거래이며, 그 비용을 과소평가하지 않는 쪽이 다음 사이클에서 웃을 가능성이 높다.

Samsung is transferring demand volatility along with the process itself, while partners accept the risk to seize a rare pricing window. Managing quality across three countries is the real test.

자주 묻는 질문

Q. 삼성전자가 DDR5 사업에서 손을 떼는 것인가? 아니다. D램 칩 자체의 설계와 전공정 생산은 그대로 삼성전자가 담당한다. 외주로 돌리는 것은 완성된 칩을 기판에 실장해 모듈 형태로 만드는 조립·테스트 단계의 증산 물량이다.
Q. 외주를 늘리면 모듈 품질이 떨어지지 않나? DDR5 모듈 조립은 HBM 적층에 비해 공정 난도가 낮고, 협력사들은 이미 수년간 삼성전자 물량을 다뤄온 곳들이다. SFA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가 쓰던 테스트 장비를 그대로 이관받아 가동한다.
Q. 국내 일자리는 줄어드나? 범용 모듈 조립 물량은 해외로 나가지만, 대신 천안·온양에는 HBM 첨단 패키징 라인이 들어선다. 온양 신규 공장만 6조원 규모여서 국내 고용의 무게중심이 고부가 공정으로 이동하는 성격이 크다.
Q. 소비자 메모리 가격에는 어떤 영향이 있나? 외주 확대는 공급을 늘리는 방향이라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된다. 다만 AI 서버가 물량을 선점한 상태라 체감 효과는 제한적이며, 신규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27년 이후에야 완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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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삼성전자#ddr5#hbm#반도체 후공정#osat#메모리 공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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