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기준 내년 전면 교체…코스피 31%가 숫자 바뀐다
내년 1월 K-IFRS 제1118호 의무 적용으로 영업이익 산정 기준이 바뀐다. 코스피 846개사 시범적용에서 263곳이 20% 이상 변동했다. 금감원은 모의 재무제표 작성과 3분기 주석 공시를 당부했다.
내년부터 영업이익 숫자가 왜 달라지는가
내년 1월 1일부터 K-IFRS 제1118호 '재무제표의 표시와 공시'가 의무 적용된다. 손익계산서의 모든 수익과 비용을 영업·투자·재무·법인세·중단영업 다섯 범주로 나누고, 영업이익은 투자와 재무에 속하지 않는 잔여 범주의 손익으로 재정의된다. 코스피 846개사의 2024년 재무제표에 이 기준을 시범 적용한 결과 263개사(31%)의 영업이익이 20% 이상 바뀌었다. 금융감독원은 10월 13일 기업들에 모의 재무제표를 미리 작성해 오류를 걸러내라고 당부했다.

목차
왜 국제회계기준위원회는 손익계산서를 다시 설계했나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2024년 4월 IFRS 18을 공표했다. 출발점은 투자자들의 문제 제기였다. 기존 IAS 1 체제에서는 영업이익을 어떤 항목으로 구성할지 기업이 스스로 판단했다. 같은 업종의 두 회사가 같은 성격의 비용을 한쪽은 영업비용으로, 다른 쪽은 영업외비용으로 처리하는 일이 가능했다. 비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쌓였다. IASB는 영업이익과 금융·법인세 차감 전 이익을 손익계산서 본문에 반드시 표시하도록 못 박아 기업 간 기준점을 통일했다.
The IASB issued IFRS 18 in April 2024 after years of investor complaints that operating profit lacked a common definition. The standard now mandates fixed subtotals so similar companies can finally be compared on the same line.
잔여 범주 방식이 왜 혼란의 씨앗인가
새 기준의 영업이익은 양의 정의가 아니라 음의 정의다. 투자도 재무도 아니면 모두 영업으로 떨어진다. 그래서 과거 영업외로 빠져 있던 항목들이 영업이익 안으로 들어온다. 자산손상차손 같은 일회성 비용이 대표적이다. 지주회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관계기업 지분법손익이 투자 범주로 옮겨가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든다. 결국 같은 영업이익이라는 이름을 쓰면서도 경상적 손익과 일시적 손익이 뒤섞인 수치가 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잔여 범주 방식의 영업이익이 지속성과 가치관련성, 비교가능성 세 측면에서 현행 영업이익보다 열위한 특성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애널리스트는 공시된 숫자를 그대로 쓰지 못하고 비교 가능한 형태로 다시 조립해야 한다.
Because the new operating profit is defined as whatever is left over, one-off items like impairment losses fall inside it while holding companies lose equity-method gains to the investing category. Analysts will have to rebuild the figures before any peer comparison works.
숫자는 얼마나 흔들리는가
시범적용 결과가 변동 폭을 보여준다. 코스피 846개사 가운데 영업이익이 20% 이상 달라진 기업은 263개사로 전체의 31%였다. 100% 이상 변동한 기업도 63개사(7%)에 달했다. 세 곳 중 한 곳은 실적 자체가 그대로인데 발표 숫자만 크게 달라진다는 뜻이다. 소급 적용도 부담이다. 2027년 재무제표에 비교 표시되는 2026년 수치까지 새 기준으로 다시 작성해야 한다. 금감원은 올해 3분기 보고서 주석에 회계정책 변경 예상 내용과 영업손익 변동 요인을 상세히 적도록 요구했다. 경영진 정의 성과측정치(MPM) 주석 공시 의무도 신설된다. 조정 EBITDA처럼 기업이 실적 발표에서 쓰던 자체 지표는 산출 방법과 가장 유사한 기준서 소계와의 조정내역, 각 조정항목의 법인세 효과까지 밝혀야 하고 이 주석은 외부감사 범위에 들어간다.
In the pilot run on 846 KOSPI filers, 263 companies (31%) saw operating profit move by more than 20%, and 63 (7%) by more than 100%. Non-GAAP measures such as adjusted EBITDA now require a reconciliation note that falls within the audit scope.
투자자와 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정부는 혼선을 줄이려고 이중 표기를 허용했다. 손익계산서 본문에는 새 기준 영업손익을 올리고 주석에 현행 기준 영업이익을 병기하는 방식이다. 최소 3년간 유지한 뒤 계속 병기할지 다시 검토한다. 다만 본문 숫자와 주석 숫자가 다른 기간에는 어느 쪽을 기준으로 PER을 계산할지가 애매해진다. 과거 실적과의 시계열 비교도 끊긴다. 기업 쪽 과제는 계정 분류 체계와 주요 사업 활동의 정의, 데이터 수집 절차와 내부통제까지 손보는 일이다. 분기 재무제표도 첫해부터 새 기준이 적용되는 만큼 2027년 1분기 공시에서 준비 수준이 그대로 드러날 전망이다.
Regulators will let companies show the new operating figure in the statement while keeping the old one in the notes for at least three years. Investors still face a gap in time-series comparability, and the first quarterly filings of 2027 will expose which companies actually prepared.
기준이 바뀌면 시장의 언어도 바뀌는가
이번 변화의 본질은 회계 실무의 기술적 조정이 아니다. 시장이 20년 가까이 공용어로 써 온 영업이익이라는 단어의 뜻이 바뀌는 사건이다. 한국 증시에서 영업이익은 단순한 회계 항목이 아니었다. 증권사 목표주가의 출발점이었고 기업이 기자간담회에서 실적을 설명하는 기준이었으며 개인투자자가 종목 게시판에서 서로를 설득할 때 꺼내는 가장 흔한 근거이기도 했다. 그 단어의 내용물이 2027년 1월을 기점으로 달라진다.
흥미로운 지점은 변화의 방향이 업종별로 엇갈린다는 사실이다. 지주회사는 관계기업 지분법손익이 투자 범주로 빠지면서 영업이익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반대로 그동안 영업외비용으로 처리해 온 자산손상차손을 안고 있던 제조업체는 영업이익이 과거보다 작아진 모습으로 공시된다. 건설과 조선처럼 수주 산업은 계약 관련 손익의 분류에 따라 변동 폭이 또 다르게 나타난다. 결국 2027년 실적 시즌에는 같은 업종 안에서도 어떤 회사가 얼마나 흔들렸는지를 개별적으로 뜯어봐야 한다. 시장 전체를 관통하는 단일한 해석 공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정부가 꺼낸 이중 표기 카드는 현실적인 완충 장치다. 그러나 완충은 완충일 뿐이다. 본문과 주석에 서로 다른 영업이익이 동시에 존재하는 3년 동안 어느 숫자를 기준으로 삼을지는 결국 시장 참여자들의 관행이 정한다. 증권사가 리포트에서 새 기준을 쓰기 시작하면 그쪽이 표준이 되고 기업이 IR 자료에서 옛 기준을 고수하면 혼선은 길어진다. MPM 주석을 외부감사 범위에 넣은 조치가 의미를 갖는 대목도 여기다. 기업이 자기에게 유리한 조정 지표를 앞세우려면 이제 산출 근거와 조정 내역을 감사받은 형태로 내놔야 한다.
투자자에게 지금 필요한 작업은 보유 종목의 3분기 보고서 주석을 직접 확인하는 일이다. 영업손익 변동 요인을 구체적인 항목과 금액으로 적어 둔 기업과 원론적 문장만 복사해 둔 기업 사이에는 준비 수준의 격차가 분명히 드러난다. 회계기준 변경은 주가를 직접 움직이지는 않는다. 다만 숫자를 읽는 방법을 바꾸지 못한 투자자는 바뀐 숫자에 과잉 반응하게 된다. 2027년 1분기 공시가 그 시험대가 될 것이다.
The real shift here is linguistic as much as technical: operating profit, the single number Korean investors have argued over for two decades, will mean something different from January 2027. With holding companies, manufacturers and contract-heavy industries all moving in different directions, no single market-wide interpretation will ho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