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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억 K-온디바이스 AI 국책에 국산 반도체 IP 숨통 트였다

8002억원 규모 K-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국책 과제가 가동되자 오픈엣지테크놀로지가 매출 41.7%에 달하는 67억원 IP 계약을 따냈다. 국산 설계자산 사용 권고 조항이 수혜 통로가 됐다.

8000억 국책 과제 한 건이 왜 국산 반도체 IP 업계의 생존 문제가 됐나

산업통상부가 주관하는 8002억원 규모 'K-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기술 개발' 사업이 본격 가동되면서 그동안 수주 가뭄에 시달린 국내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들이 연이어 계약을 따내고 있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10월 2일 지난해 매출의 41.7%에 해당하는 67억원 규모 IP 라이선스 계약을 공시했다. 과제 공고문에 담긴 국산 IP 사용 권고 조항이 실제 매출로 전환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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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K-온디바이스 AI 반도체 사업은 어떤 구조로 짜였나

이 사업은 자동차·사물인터넷(IoT)·가전·기계·로봇·방산 등 국내 주력 업종에 들어갈 맞춤형 AI 반도체와 모듈, 구동 소프트웨어를 한 묶음으로 개발하는 과제다. 총사업비 8002억3000만원 가운데 국비가 5111억1000만원이고 나머지는 수요 기업이 부담한다. 기간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이다.

수요 기업과 팹리스를 짝지은 컨소시엄은 지난 8월 말 최종 확정됐다. 현대자동차 과제는 LX세미콘이 시스템온칩(SoC)을 맡고 신경망처리장치(NPU)는 하이퍼엑셀이 담당한다. 모빌린트는 LG전자 휴머노이드와 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 대동의 무인 농작업 로봇 세부과제를 주관한다. 코아시아세미는 LG전자가 총괄하는 'K-온디바이스 AI Home'에서 초저전력 AI SoC 2종을 54개월간 약 310억원 규모로 개발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과제는 수퍼게이트가 맡았다.

Korea's 800 billion won K-On-Device AI chip program pairs demand-side giants like Hyundai and LG with domestic fabless firms through 2030. Consortium matching was finalized in late August.

국산 IP 사용 권고 조항이 왜 결정적이었나

팹리스가 칩을 설계할 때 메모리 인터페이스나 영상 코덱 같은 블록은 직접 만들지 않고 IP 기업에서 사 온다. 문제는 이 시장이 Arm과 시놉시스 같은 해외 업체에 사실상 장악돼 있다는 점이다. 국내 IP 기업들은 기술은 있어도 레퍼런스가 없어 번번이 후보에서 밀렸다.

과제 공고에 국산 IP 사용을 권고하는 조항이 들어가면서 구도가 달라졌다. 증권가가 이번 국책의 1차 수혜 기업으로 IP 업체를 지목한 배경이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과제에 참여한 모든 팹리스와 공급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퀄리타스반도체도 10월 1일 모빌린트와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달 10일에는 코아시아세미에 MIPI IP를 약 20억원 규모로 공급했다. 칩스앤미디어는 비디오 코덱 IP 공급을 준비하는 단계다.

A clause recommending domestic IP turned the project into a sales channel for Korean design-asset vendors long shut out by Arm and Synopsys. Openedges says it is in talks with every fabless participant.

계약 규모를 매출로 환산하면 어떤 수준인가

오픈엣지테크놀로지의 67억원 계약은 지난해 연결 매출 약 161억원의 41.7%에 달한다. 2023년 11월 SK하이닉스와 맺은 91억2000만원 계약 이후 가장 큰 건이다. 이 회사의 올해 신규 계약액은 34억8000만원에서 101억8000만원으로 세 배 가까이 뛰었다. 계약 기간은 2029년 9월 30일까지인데 IP는 고객에게 인도된 뒤 30일 안에 매출이 전액 인식되는 구조여서 대금은 내년께 들어올 전망이다.

공급 IP는 비밀유지계약 탓에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 회사 주력이 온디바이스 AI 칩의 핵심 메모리인 LPDDR IP이고 단가가 200만달러(약 27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러 IP를 한 번에 묶은 계약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4·5·8·12나노 공정에 LPDDR3~6 IP를 공급해 온 이력도 있다. 퀄리타스반도체의 코아시아세미 공급분 20억원은 지난해 매출 약 53억원의 37.01%였다. 반면 칩스앤미디어 비디오 코덱 IP는 단가가 50만달러(약 6억7000만원)여서 공시 기준인 약 28억원에는 미치지 못한다.

Openedges' 6.7 billion won deal equals 41.7% of last year's revenue and tripled its 2026 new-order total to 10.18 billion won. Revenue is recognized within 30 days of IP delivery, so cash lands next year.

2030년까지 이 흐름은 이어질 수 있나

시장 환경은 우호적이다. 엣지 AI 하드웨어 시장은 2025년 261억달러에서 2030년 589억달러로 연평균 17.6% 성장할 전망이다. 반면 글로벌 반도체 IP 시장은 2026년 110억달러 규모에 Arm이 41%, 시놉시스가 13%를 쥐고 있고 상위 5개사 점유율이 62.2%다. 국내 기업이 파고들 틈은 좁다.

그래서 이번 국책의 진짜 의미는 금액보다 레퍼런스다. 현대차·LG전자·두산로보틱스 양산 칩에 국산 IP가 실제로 올라가면 해외 수주 협상에서 쓸 근거가 생긴다. 다만 리스크도 있다. 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2000억원가량 깎인 채 확정됐고 과제 공고 자체도 1월에서 3월로 밀렸다. IP 매출은 라이선스 일시 인식과 양산 로열티로 나뉘는데 후자는 수요 기업이 칩을 실제로 대량 생산해야 발생한다. 2030년까지 과제가 설계 단계에서 멈추면 로열티는 끝까지 오지 않는다.

Edge AI hardware is set to grow 17.6% annually to $58.9 billion by 2030, yet Arm and Synopsys still hold over half the IP market. The real payoff is reference design wins, not the contract value itself.

숫자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이번 계약들을 보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금액이 아니라 비율이다. 67억원은 대기업 기준으로는 공시 한 줄에 그칠 규모지만 오픈엣지테크놀로지에는 작년 한 해 매출의 41.7%다. 퀄리타스반도체가 코아시아세미에서 받은 20억원도 매출의 37%에 해당한다. 계약 한 건이 회사 연간 실적의 절반 가까이를 좌우한다는 사실은 국내 IP 업계가 그동안 얼마나 얇은 토대 위에 서 있었는지를 역으로 보여준다. 기술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써 줄 곳이 없어서 생긴 공백이었다.

그래서 국산 IP 사용 권고 조항을 단순한 보호주의로 읽는 것은 사태를 절반만 보는 일이다. IP 산업의 진입 장벽은 가격도 성능도 아닌 양산 이력이다. 한 번도 대량 생산된 칩에 들어가 본 적 없는 IP를 수백억원짜리 프로젝트에 넣을 팹리스는 없다. 실패했을 때 되돌릴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 순환 구조를 외부에서 끊어 주지 않으면 국내 업체는 영원히 첫 레퍼런스를 만들지 못한다. 국책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바로 그 지점에 있다.

다만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 이번에 체결된 것은 라이선스 계약이고 IP 사업의 진짜 수익은 양산 로열티에서 나온다. 로열티는 현대자동차 차량이나 LG전자 가전이 실제로 팔려 나가야 발생한다. 2030년이라는 과제 종료 시점은 설계 완료 시점이지 판매 시점이 아니다. 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2000억원 깎인 채 출발했다는 점도 마음에 걸린다. 과제가 시제품 단계에서 멈추면 지금의 계약들은 일회성 매출로 끝난다.

한 가지 더 짚자면 이번 수혜가 IP 업계 전반에 고르게 돌아간 것도 아니다. 메모리 인터페이스나 카메라 신호 전송처럼 어떤 칩에나 반드시 들어가는 블록을 가진 업체는 계약을 따냈지만 비디오 코덱처럼 단가가 낮고 적용처가 제한된 분야는 공시 기준조차 넘기지 못했다. 국책이 만든 수요가 특정 구간에만 집중된다는 뜻이다.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목표와 실제 자금이 흐르는 경로 사이에는 아직 간극이 있다.

결국 관전 포인트는 2027년 이후다. 국산 IP를 품은 칩이 양산 라인에 올라가는지, 그리고 그 이력을 들고 해외 고객 앞에 설 수 있는지가 이 8000억원의 성패를 가른다. 지금의 공시 행렬은 출발 신호일 뿐이다.

The real story is the ratio, not the amount: a single deal can swing nearly half of a Korean IP firm's annual revenue. What these companies lacked was never technology but a mass-production reference, and that is what this program can supply.

자주 묻는 질문

Q. 반도체 IP는 정확히 무엇을 파는 사업인가요? 칩 안에서 특정 기능을 담당하는 회로 설계도를 라이선스 형태로 판매합니다. 메모리 인터페이스(LPDDR), 카메라 신호 전송(MIPI), 영상 압축(코덱) 같은 블록이 대표적입니다. 팹리스는 이를 사다 붙여 설계 기간과 위험을 줄입니다.
Q. 오픈엣지테크놀로지의 계약 상대는 왜 비공개인가요? 계약 상대방과 맺은 비밀유지계약(NDA) 때문입니다. 회사는 경영상 비밀유지를 이유로 2029년 9월 30일까지 상대방 이름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공시했습니다.
Q. 국산 IP 사용 권고는 강제 조항인가요? 의무가 아닌 권고입니다. 다만 국비가 5111억원 투입되는 과제에서 평가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참여 팹리스가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Q. 계약 체결이 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나요? 아닙니다. IP는 고객에게 인도된 후 30일 안에 매출이 인식되므로 이번 계약 대금은 내년께 반영될 전망입니다. 양산 로열티는 수요 기업이 칩을 대량 생산한 뒤에야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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