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하루 2–3건, 깊이로 승부제보·문의

LA Korea Report

한국을 LA의 시선으로, 깊이 있게 — 프리미엄 한국 전문 디지털 언론사
LA Korea Report
스포츠

신진서, AI 카타고 격파…10년 만의 인간 반격

신진서 9단이 최강 바둑 AI 카타고를 2점 접바둑에서 11집반으로 꺾었다. 이세돌 이후 10년 만에 인간이 최고 성능 AI를 공식 대국에서 이긴 전례 없는 업적이다.

신진서는 어떻게 최강 바둑 AI를 무너뜨렸나?

신진서 9단이 현존 최고 성능 바둑 인공지능 카타고(KataGo)를 상대로 공식 대국에서 첫 최종 승리를 거뒀다. 지난 21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쎈수학·한경 기신전 최종 3국에서 신진서는 11집 반으로 카타고를 눌렀다.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신의 한 수'를 던진 지 10년 만에, 인간이 다시 최강 AI를 공식 무대에서 꺾은 장면이다.

shin-jinseo-defeats-katago-ai-infographic

목차

10년 전 알파고와 지금은 무엇이 다른가?

2016년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 맞붙었을 때는 접바둑이 아닌 맞대국이었고, 결과는 1승 4패였다. 그 뒤로 바둑 AI는 비교가 무색할 만큼 발전했다. 오늘날 최상위 인공지능은 프로 기사에게 4점을 깔아주고도 이기는 수준에 올라섰다. 카타고는 그중에서도 접바둑에 특히 강한 엔진으로 꼽힌다. 이번 대국에서 신진서가 2점을 미리 깔고 시작했다는 사실이 오히려 이 승리의 무게를 말해준다.

A decade after Lee Sedol faced AlphaGo in an even game, today's top Go AI can beat professionals even with a four-stone handicap, making Shin's two-stone win all the more striking.

신진서의 승부수는 어디서 나왔나?

신진서는 대국 초반 우하귀에서 정석적인 포석으로 안정을 꾀했다. 이후 좌하귀와 우상귀에서 백에게 집을 내주는 대신 밖으로 두터운 세력을 쌓아 중앙과 상변에 큰 집을 만들었다. 카타고가 좌상귀에 실리를 챙기며 중앙을 조금씩 갉아먹으려 했지만, 신진서는 그 수를 정교하게 되받아쳤다. 변수를 줄이는 이른바 '알파고 정석'을 초반에 활용해 판을 단순하게 끌고 간 점도 주효했다. 후반까지 10집 반 안팎의 리드가 흔들리지 않았다.

Shin reduced complexity early with the so-called "AlphaGo joseki," traded territory for outside thickness, and held a double-digit lead into the endgame without wavering.

숫자로 보면 이번 승리는 얼마나 대단한가?

이번 기신전은 3번기로 치러졌다. 신진서는 17일 1국을 내줬지만 19일 2국을 4집 반으로 잡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21일 최종국을 11집 반으로 매듭지어 최종 전적 2승 1패를 기록했다. 2점 접바둑이라는 조건이 붙긴 했지만, 카타고가 공식 대국에서 인간에게 최종 패배를 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세돌의 최종 전적이 1승 4패였다는 점과 견주면 인간이 시리즈 자체를 가져왔다는 의미가 크다.

Played as a best-of-three, Shin lost Game 1 but took Game 2 by 4.5 points and Game 3 by 11.5 points to finish 2-1 — the first time KataGo has lost an official series to a human.

이 승리는 인간과 AI 관계에 무엇을 남기나?

신진서의 승리를 지켜본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이세돌 이후 인간이 AI를 이긴 건 신진서가 처음이며, 아무도 이길 수 없던 카타고를 상대로 전례 없는 업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자국 바둑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중국 여론이 박수를 보낸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신진서 본인은 "인간 바둑은 AI와 달리 승부수와 묘수를 던지는 것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최고 수준의 지적 경쟁에서도 인간이 여전히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음을 보여준 장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Chinese outlet Sohu called it an "unprecedented achievement," and Shin himself framed human Go's appeal as the willingness to gamble on bold, inventive moves that AI would never make.

신진서의 승리를 우리는 어떻게 읽어야 하나?

이번 대국을 단순히 "인간이 다시 AI를 이겼다"는 문장으로 요약하면 오히려 본질을 놓치기 쉽다. 10년 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이 '인간 대 기계'의 상징적 충돌이었다면, 이번 신진서와 카타고의 대결은 그 관계가 이미 한 단계 넘어간 지점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지금의 바둑 AI는 프로 최정상에게 4점을 깔아주고도 이기는 존재다. 다시 말해 오늘날 인간과 최고 AI 사이에는 이미 넘볼 수 없는 격차가 전제되어 있고, 대국은 그 전제를 인정한 위에서 성립했다. 신진서가 2점을 미리 깔고 시작했다는 조건은 패배가 아니라, 냉정한 현실 인식에서 출발한 도전이라는 뜻이다.

그렇기에 이 승리의 의미는 '역전'보다 '설계'에 가깝다. 신진서는 변수를 줄이는 알파고 정석을 초반에 꺼내 들어 판을 자신이 계산할 수 있는 범위 안으로 끌어당겼다. 카타고가 실리로 압박해 올 때 무리하게 맞받아치지 않고 두터움을 쌓아 중앙을 장악한 선택도 마찬가지다. 이는 AI를 힘으로 넘어서려는 시도가 아니라, AI가 가장 강한 국면을 피하고 인간이 실수하지 않을 수 있는 판을 스스로 만들어낸 전략적 사고의 결과였다. 최고 수준의 계산기를 상대로 인간이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은 결국 '어떤 싸움을 할지'를 먼저 정하는 것이라는 점을 이번 대국은 보여준다.

중국 매체까지 박수를 보낸 것도 이 지점과 무관하지 않다. 자국 바둑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중국 여론이 한국 기사의 승리에 "전례 없는 업적"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국적을 넘어선 공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영역을 하나씩 대체해 가는 시대에, 최고 지성의 경쟁에서도 인간이 여전히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다는 사실은 바둑 팬만의 감동이 아니다. 신진서가 "인간 바둑은 승부수와 묘수를 던지는 것이 매력"이라고 말한 대목은, 효율과 정답만을 좇는 기계와 달리 인간은 때때로 무모해 보이는 한 수에 자신을 거는 존재라는 선언처럼 들린다. 이번 승리가 오래 기억될 이유는 승패의 숫자가 아니라 바로 그 태도에 있다.

This win reads less as a comeback and more as a design: Shin chose the battlefield, avoided the AI's strongest ground, and reminded us that against a perfect calculator, a human's only edge is deciding which fight to have.

자주 묻는 질문

Q. 신진서가 카타고를 완전히 맞대국으로 이긴 건가요? 아닙니다. 신진서가 흑을 잡고 2점을 미리 깔고 시작한 접바둑이었습니다. 다만 현재 바둑 AI가 프로에게 4점을 깔아주고도 이기는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점 접바둑 승리도 매우 큰 성과로 평가됩니다.
Q. 카타고는 어떤 AI인가요? 카타고는 오픈소스로 공개된 현존 최고 성능급 바둑 인공지능입니다. 특히 점수 최대화를 지향하는 설계 덕분에 접바둑처럼 불리한 국면에서도 강한 수를 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Q. 이세돌과 알파고 대국과는 무엇이 다른가요? 2016년 이세돌은 알파고와 접바둑이 아닌 맞대국을 벌여 1승 4패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신진서 대국은 2점 접바둑이라는 조건이었지만, 그사이 AI 성능이 크게 향상됐고 인간이 시리즈 최종 전적에서 앞섰다는 점이 다릅니다.
Q. 이번 대회 이름과 상금은 무엇인가요? 쎈수학·한경 기신전으로 3번기로 치러졌습니다. 신진서가 2승 이상을 거두며 부상으로 제네시스 G90을 받는 조건이었습니다.

관련 기사

Tags
#sports#신진서#katago#바둑ai#인공지능바둑#go#이세돌
본 기사의 정정·반론·문의는 [email protected] 으로 보내주십시오. 자체 생산 기사의 출처는 lakoreareport.com으로 통일하며, 정정 정책은 편집강령을 따릅니다.